사우스캐롤라이나에 사는 한모씨는 2년여 전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신의 명의로 버지니아 인근에 집 한 채가 구입된 사실을 최근 들어서야 알게 됐다.
한인 융자브로커들이 한씨의 ID를 도용해 집을 구입했고, 이 집을 담보로 세 차례에 걸쳐 20만 5천달러 대출을 받은 것이다.
한씨는 70만 달러에 달하는 ID도용 사기 피해로 결국 파산지경에 이르렀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미용재료 도매업을 하던 한인 한모(56)씨는 2005년 1월경에 자신의 CPA업무를 관리해 주는 서모씨 등 3명의 방문을 받았다.
한씨 주장에 따르면, 한씨는 지난 10년 넘게 좋은 친분관계를 유지했던 서씨로부터 조지아를 비롯해 미용재료 소매점을 몇 개 더 오픈할 것을 제안 받았고,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서씨는 곧바로 자신이 융자회사에서 브로커로 일하고 있다면서 자신에게 융자업무를 맡겨달라며 부탁 했고, 한씨는 그렇게 할 것을 구두로 약속을 했다고 한다.
자신의 서류일체를 서씨에게 넘긴 한씨는 2005년과 2006년 등 두 번에 걸쳐 총 90만달러를 서씨와 사실상 사업파트너 관계인 B융자회사로부터 대출 받았다.
ID 도용 사기는 바로 이 시점에서 시작됐다고 한씨는 밝힌다.
9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한씨가 주장한 내용에 따르면 서씨 등 한인 융자브로커들은 2005년 10월경에 C모기지회사에서 한씨 명의로 41만3천 달러를 대출 받아 버지니아에 있는 단독주택을 구입했다.
이어 이들은 구입한 집을 담보로 버지니아에 있는 D뱅크(10만 달러)와 E뱅크(7만5천달러), 그리고 F뱅크(3만 달러) 등을 통해 모두 20만 달러를 주택담보대출로 빼냈다.
한씨는“2007년 2월에 우연히 무료로 크레딧 조회를 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이용했다가 버지니아에 내 명의로 주택이 구입된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10년 넘게 알고 지낸 사이라 의심 없이 융자업무를 맡겼는데 서씨가 이 같은 일을 자행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D뱅크 소속 한 조사반 직원이 자신에게 서씨 등 한인브로커 일당에 의한 ID 도용사기 피해가 버지니아에서만 10여건에 이른다는 말을 전해줬다”면서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아마도 애틀랜타 한인들 중에도 상당수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융자업무를 위임받은 한인 브로커들이 고객의 주요정보를 빼돌려 그의 명의로 타 주에 버젓이 고급주택을 구입하고 또 이를 이용해 주택담보대출(Home Equity Line of Credit)까지 뽑아 챙기는 대담한 사기행각에 피해를 당한 한씨는 브로커들과 금융회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자신의 이름으로 주택이 구입됐지만 정작 당사자는 이 같은 사실을 1년 반 가까운 기간 동안 몰랐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어 한인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편 이번 피해사례는 현재 연방수사국(FBI)이 나서 수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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