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중 청소년 범죄가 급증하는 시기는 여름방학이다. LA경찰국 관계자도 “지난 20년간 통계분석에 의하면 방학 중 청소년 범죄율이 10~20%의 증가율을 보여 왔다”고 말한다. 학교라는 틀 속에서 행동과 시간의 제약을 받아오던 10대들이 이 틀에서 풀려나면서 호기심과 충동, 또래압력 등에 떠밀려 탈선하기 때문이다.
석달의 긴 방학동안 아무의 감독도 받지 않고 할 일도 없이 시간만 넘쳐나는 것은 위험천만이다. 탈선의 과정은 비슷비슷하다. 온종일 몰두하던 TV나 비디오게임이 싫증나면 친구들과 어울리다가 가게에서 물건을 하나 둘씩 슬쩍하는 샵리프팅에 휩쓸리게 되고 호기심 반, 재미 반으로 유흥업소를 드나들며 담배, 술, 마약에 손대다 보면 돈이 필요해지고 결국은 주택절도와 강도로까지 치닫게 된다. 심해지면 갱단에 발을 들여놓기도 한다. 여름은 갱단들이 10대 신입회원을 모집해 입단 의식 ‘점프 인’을 치르는 계절이기도 하다.
부모가 자녀의 갱 관련 여부를 가장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것은 복장이다. 제 몸의 두배나 될 듯한 크기의 티셔츠, 사이즈 40 넘는 헐렁한 바지를 엉덩이가 나오게 걸쳐 입는 것은 유행이 아니다. 갱 전형 복장이다. 거기에 머리까지 박박 밀었다면 일단 의심해보아야 한다. 설사 갱이 아니라도 이런 복장으로 나다니면 갱들과 어울리게 되거나 진짜 갱들의 공격목표가 되기 쉽다.
LA경찰국은 여름방학동안 청소년에 대한 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밤10시 이후 야간통행금지는 물론이고 무리지어 배회하는 ‘로이터링(loitering)’도 단속대상이다.
방학 중 탈선을 예방하기 위해선 우선 아이를 기본적인 감독과 제약이 가해지는 ‘틀’속으로 넣어주어야 한다. 부모가 직접 할 수 없으면 교회나 단체의 프로에 참가시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효과가 크다. LA경찰국 관계자는 커뮤니티 차원에서도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한다. 코리아타운은 미 전국 어느 곳에서도 찾기 힘든 ‘거대한 유흥가’로 꼽힌다. 남북으로 올림픽에서 베벌리, 동서로 버몬트에서 크렌셔를 잇는 코리아타운에는 2,000개가 넘는 식당, 술집, 카페, 나이트클럽, 당구장 등이 밀집해있다. 10대도 어려움 없이 술을 마실 수 있는 곳으로 소문나 있고 청소년들의 크고 작은 패싸움이나 시비에 성인들이 겁이나 출입을 꺼리는 업소도 적지 않다.
부모와 함께 커뮤니티 전체가 ‘내 아이’라는 관심을 가진다면 여름방학 중 청소년 탈선 예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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