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 그녀의 날카로운 인식과 노력이 없었다면 말이다. 미 연방의회 도서관이 독도 관련 자료의 검색어를 ‘독도’에서 ‘리앙쿠르 암석’으로 바꾸려다 이를 유보키로 한데는 캐나다 토론토대학 동아시아 도서관의 한국학 책임자인 김하나씨의 나라 사랑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소식을 접한 김씨는 즉각 연방의회 도서관에 항의서한을 보내는 한편 한국 정부와 한인들에게 사실을 알리고 대응을 촉구했다.
한국 역사를 올바로 지키는 일에 해외 한인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며칠 전 뉴욕타임스에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내용의 전면광고를 실었던 서경덕씨도 이런 한인들 가운데 하나다. 한국 가수 김장훈씨의 재정지원을 받아 광고를 낸 서씨는 지난 수년간 미국에서 한국의 참 모습을 알리는 일을 해 오고 있다.
광고가 나간 후 미국 유수의 대학들로부터 독도 관련 광고를 수업의 주제로 사용하고 싶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니 독도 광고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지키는 일은 결국 여론싸움에 의해 성패가 좌우된다. 우리의 주장만으로 국제사회에서 올바른 역사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다. 일본이 역사를 왜곡하면서 로비 등을 통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국제 여론 조성에 힘을 쏟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그동안 해외, 특히 미주지역 한인들이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쏟아온 노력은 높은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지난해 연방하원을 통과한 종군위안부 강제동원과 관련한 일본 정부의 사과 촉구 결의안은 이런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대표적 사례였다. 미주 한인들은 정치인들을 상대로 한 풀뿌리 캠페인을 벌여 결국 만장일치 결의안이란 쾌거를 이룩해 냈다.
동북아 역사를 둘러싼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의 세 겨루기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그럴수록 ‘한국역사 지킴이’로서 해외 한인들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USC에 재학 중인 한인 대학생이 만들어 올해 에미상 후보에 오른 다큐멘터리 ‘종군위안부 여성문제’에 우리 모두는 격려를 보내야 한다. 이런 영상물 한편이 역사 인식에 미치는 영향은 정부차원의 어떤 홍보보다도 강력하고 강렬하다.
해외 한인들은 거주국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데다 그 나라 정치인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뜨거운 애국심을 갖고 있다. 일본의 외교적 도발로 불거지고 있는 독도분쟁을 지켜보면서 이런 역할의 엄중함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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