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일간지가 이석찬 샌프란시스코 한인회장의 지도력 부재를 질타하는 ‘긴급진단’기사를 지난 23일부터 2회에 걸쳐 내놓았다.
타 사의 기사에 대해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지만 솔직히 첫번째 기사에서는 ‘긴급’진단을 필요로 할 만큼 위태로운 SF한인회의 ‘급성 병증’을 읽어내기 힘들었다. 이석찬 회장과 샌프란시스코 한인회 운영에 전혀 문제가 없다거나 기사에서 열거한 지적 사항이 모두 잘못되어서가 아니라 급히 진단해 낸 새로운 병증이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미 알고 있는 만성병에 새삼스레 급성 진단을 내린 것처럼 ‘느닷없다’는 느낌이 든 것도 그 때문이었다.
이같은 의아심을 그마나 풀어준 것은 두번째 기사였다. 기사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남중대 실리콘밸리 한인회장과 문순찬 몬트레이 한인회장, 조현포 새크라멘토 한인회장 등은 지난 22일 이 일간지 발행인의 주선으로 처음 한자리에 모여 간담회를 가졌다. 그러나 이 자리에 이석찬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이 회장은 간담회 제의를 받고 “베이지역 한인회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므로 모든 언론사들이 취재할 수 있도록 특정 언론사의 건물이 아닌 다른 장소, 이를 테면 샌프란시스코 한인회관에서 하면 어떻겠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그러나 해당 언론사측은 “우리 일간지 기획 이벤트이기 때문에 우리 건물에서 모임을 가져야 한다”며 이 회장의 제안을 일축했다. 이 회장은“그럼 한국의 날 행사도 있으니 8월 이후로 미루자”고 다시 제안했지만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긴급진단이 나온 것은 이 회장이 사실상의 불참의사를 밝힌 후 이틀 뒤였다.
이 일간지는 24일자 A1면 게재한 ‘긴급진단’에서‘SF를 제외한 다른 한인회장들이 초대에 응하고 본보가 신임 한인회장들과의 만남’으로 주제를 바꿔 일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석찬 회장이) 이를 타언론에 흘려 기획의 참신성을 떨어뜨렸고 찬물을 부었다’고 주장했다. 이석찬 회장이 ‘괘씸죄’에 걸린 게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일간지의 기사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는 점도 이런 추측을 부채질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 신문은 이석찬 회장과 만난 몬트레이 신임 한인 회장단이 SF한인회 방문 후, 총영사관을 방문할 예정임을 밝히자‘총영사관을 뭐 하러 방문하느냐, 그들이 와서 인사하도록 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24일 오전 본보와 전화통화를 한 문순찬 몬트레이 한인회장과 이석찬 SF 한인회장은 총영사관에 관한 그런 말들이‘절대’나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문순찬, 이석찬 회장에 의하면 원래 낮 12시에 만나려 했지만 이응찬 몬트레이 한인회 이사장이 스탠포드대 병원 진료 약속이 있어 문 회장과 이응찬 이사장이 총영사관을 먼저 방문한 후 오후 3시 30분경 SF 다운타운 한 식당에서 상견례를 가졌다는 것.
또한 모 일간지가 보도한대로 SF한인회를 몬트레이 회장단이 ‘예방’한 것이 아니라 몬트레이 한인회 회칙이 유실돼 SF 한인회 회칙을 보고 몬트레이 회칙을 재정립하고자 지극히 개인적으로 회칙 카피본 한장을 부탁하는 자리였다고 한다.
문순찬 회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회칙을 부탁한 것은 우리고, 또 병원 문제로 약속을 다시잡아 총영사관을 먼저 방문한 후 이석찬 회장을 만난 우리에게 이 회장이 어떻게 총영사관을 방문하지 말고 그들이 와서 인사하도록 하라”라는 말을 할 수 있었겠느냐며 “이석찬 회장에게 정말 미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석찬 회장에게 잘못이 있다면 이를 지적하는 것은 지역언론이 마땅히 행해야 할 임무이다. 하지만 그 어떤 경우건 언론보도는 객관성과 공정성을 지켜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언론에 대한 신뢰성은 무너질 수 밖에 없고 그 피해는 동포사회 모두에게 돌아가게 된다.
<김덕중 기자> djkim@kor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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