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회는 명색이 LA 한인을 대표하는 봉사 기관이다. 더군다나 지금은 새 회장단을 맞아 전보다 무엇인가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다. 그러나 새 회장 취임 한 달을 맞이하는 한인회의 모습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지금 LA 한인 사회는 심한 불경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한인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인준, 연내 무비자 실현, 재외 국민 참정권 및 이중 국적 부여 문제, 11월 대선을 앞둔 정치 참여 등 굵직굵직한 이슈가 한 둘이 아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 한인 사회가 어떤 입장을 갖고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인가를 논의하기에도 바쁜 판이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문제들을 제쳐두고 신임 한인 회장이 첫 과제로 추진하려던 것이 자신의 임기 연장이라니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는다. 역대 한인회장의 임기가 짧아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주장에 공감할 한인은 거의 없다.
뒤늦게나마 반대 여론을 의식, 한인회장 임기를 1년 더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정관 개정을 추진하려던 것을 포기한 것은 다행이나 회장이 되자마자 임기 늘리는 문제에 정신을 팔고 있었다는 것은 새 회장으로서의 자세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한인회장은 한인 사회의 봉사자다. 지금 한인 사회가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인지에 전념한다면 2년 뒤 본인이 고사해도 다시 한번 한인회장에 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한인 사회 여론을 수렴해 한인 경제에 도움을 줄 FTA 인준과 무비자 시행을 앞당기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재외 국민 참정권과 이중 국적 문제에 대한 한인 사회 입장을 한국 정부에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등등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초기의 시행착오를 뒤로 하고 한인 사회 대표 기관으로서 한인 권익 옹호를 위해 일하는 한인회 본연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스칼렛 엄 회장은 앞으로 두 번 다시 이런 난조를 되풀이하지 말고 한인 사회 봉사자로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진정 무엇인지 곰곰이 살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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