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5일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의 판결로 매서추세츠주에 이어 가주는 동성혼을 합법화한 2번째 주가 됐다. 그러나 동성혼 합법화의 정당성 논쟁은 지속되고 있으며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올 11월 주민 투표를 통해 주 대법원의 결정을 무효화 시키고자 여전히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결국 동성혼의 최종 ‘법적 존속’ 여부는 올 11월 투표에서 판가름나게 된다.
동성애의 역사는 수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지만 동성혼 문제가 요즘처럼 사회적 관심을 끌어모은 적은 일찌기 없었다. 이는 대중문화의 변화를 보더라도 알 수 있다. 미국 사회는 물론 뿌리깊은 유교사상을 가진 한국사회도 동성애를 다루는 대중예술작품들이 늘고 있으며 사람들의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동성애를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들이 매년 큰 화제와 인기를 모으고 있다.
화제가 됐던 동성애 영화로는 ‘여덟명의 여인들(2002) ‘, ‘나쁜교육 (2004)’, ‘브로크백 마운틴(2005)’, ‘앙리 (2005)’등 다수가 있으며, 한국영화들 중에도 ‘로드무비(2002)’, ‘왕의 남자(2006)’, ‘후회하지 않아(2006)’, ‘소년,소년을 만나다(2008)’ 등이 지난 몇년간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외에도 남장여자와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한국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2007)’은 최고 시청률 29.9%를 기록하며 작년 한국사회의 큰 화제가 됐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무분별한 호기심 때문이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동성애 논란이 대중의 관심속에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만은 부정할 수 없다.
이처럼 동성애와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정치계에도 동성혼 허용여부를 둘러싼 열띤 논쟁이 일고 있다.
이곳 가주도 2003년 12월 당선된 개빈 뉴섬 SF시장이 동성간의 결혼을 금지하는 주법을 뒤집고 4천쌍의 동성 커플에게 결혼허가서를 발급한 바 있다. 덕분에 뉴섬 시장은 최연소 시장으로서 그리고 동성결합법을 시행한 정치인으로서 전세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으며 그 인기를 몰아 지난 8일에는 2010년 가주 주지사 민주당 후보로의 출마의사도 밝혔다.
선거의 해인 올해 동성혼 문제는 보수와 진보 양대 진영 모두에 의해 대선 이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원칙적 측면에서 볼 때 도덕과 감성의 범주에 있는 동성애의 논란이 다수결 원칙으로 정해지는 투표로 완전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투표를 통한 법률 제정으로 대중에게 사회적 기준점을 제시할 수는 있으나 감정의 문제는 기계적이고 무조건적인 다수결 원칙을 적용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주 유권자들은 11월 주민투표로 동성혼 합법화를 결정해야만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번 투표의 결과로 대중속에 깊게 파고든 동성애 논란을 잠재우기는 힘들다. 주민 투표로 동성혼이 합법화 되었다 해서 반대론자들이 이제까지 지켜온 윤리적 관습을 모두 버릴 수 있을까. 반대로 찬성자들이 동성애자들에게 성적취향을 포기하라고 압박할 수도 없는 일이다.
11월 투표는 동성혼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최종 결정이라기보다 이 논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이번 투표가 단순히 투표로 끝나지 않고 사회적 규약으로서 진정한 의미를 갖추기 위해서는 동성혼 찬성자이건 반대자이건 그들의 주관적 입장 뿐 아니라 ‘공존공생’의 사회적 원칙까지 동시에 아우르는 판단기준부터 확립해야 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