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이구나” 깨달은 순간 우리를 엄습한 첫 느낌은 별 수 없이 공포였다. 지난 29일 오전 11시42분 치노힐에서 발생한 지진은 30여마일 서쪽 LA 한인타운은 물론 남가주 전역에서 선명하게 느껴졌다. 흔들림은 곧 멈췄고 사람들을 휩쌌던 공포도 함께 사라졌다. 그러나 우리가 발 딛고 선 대지가 움직이던 순간의 그 기이한 섬뜩함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캘리포니아는 ‘지진의 땅’이다. 지진지수 기록에 의하면 지난 한주동안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에서 발생한 지진은 무려 436회나 된다. 미진이어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수치측정은 가능한 강도다. 앞으로 30년내 강진발생 확률이 99.7%라는 경고는 수없이 들어왔다. 강도 7.0의 지진이 LA 도심지역을 강타한다면 사망자는 수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행히 큰 피해를 모면한 29일의 지진은, 상상만으로도 참혹한 이 재난에 대해 우리가 거의 무방비 상태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주고 있다. 고층빌딩과 샤핑몰 등에서 황급히 빠져나와 한낮의 거리를 메운 인파의 허둥거림은 기본 대피요령조차 훈련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비상시에 침착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사전대비다. 그러나 미국인의 93%는 지진을 비롯한 재난 대비가 전혀 안된 상태로 나타났다. 정부차원의 대비도 합격선은 못된다. 지난 10년간 캘리포니아 주의회에서도 , LA 시의회에서도 지진대책은 부족한 예산과 더 급한 사안에 밀려 폐기 내지 유보된 경우가 상당수다.
정책수립 과정이 길고 복잡한 정부보다는 손쉽게 당장 실현할 수 있는 것이 각 가정의 개인별 대비다. 특별히 힘들지도 , 복잡하지도 않다. 그러나 이 간단한 대비가 재난 발생시엔 생사를 가르는 결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
대비는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평소 훈련이다. 책상 밑으로 들어간다 등의 대피요령과 가족 연락망 작성 및 개스 밸브 잠그는 법 익히기 등이 이에 속한다. 둘째는 지진대비 킷 마련이다. 플래시, 라디오, 배터리, 응급약 등 비상용품과 함께 식량과 물, 편한 신발과 옷을 튼튼한 백팩에 넣어두면 된다. 식량은 최소 사흘 분은 준비해야한다. 재난발생시 정부구조가 모든 개인에게 즉시 미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적어도 사흘은 혼자 버틸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일단 기본 대비를 해 둔다면 캘리포니아 주민답게 지진공포쯤은 잊어버리고 마음의 평화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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