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아기들이 20개월을 전후해서 소변 가리기 훈련을 시작하는데 만 2세가 되면 소변을 가리기 시작하여 3세 정도부터는 밤에 소변을 보지 않게 되고 만 5세가 지나서도 밤에 오줌을 싸게 되면 야뇨증이라 합니다.
야뇨증은 일차성 야뇨증과 이차성 야뇨증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일차성 야뇨증은 태어나서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밤에 소변을 가린 적이 없는 경우에 해당되며, 이차성은 6개월 이상 가리다가 어떤 정신적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다시 소변을 가리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일차성 야뇨증의 치료가 이차성 야뇨증에 비해 어렵고 장기간 치료를 필요로 합니다.
야뇨증을 일으키는 원인을 살펴보면, 부모 둘 다 야뇨증의 기왕력을 가지고 있다면 자녀에게 야뇨증이 나타날 확률이 80%이고 한쪽만 있었다면 약 40~50%에서 나타나는 유전적 요소가 강하고 항이뇨호르몬(ADH)의 작용저하, 방광의 실질적 용량, 정신적 미숙 등이 문제가 됩니다. 항이뇨호르몬의 작용을 살펴보면, 뇌로부터 항이뇨호르몬이라는 물질이 분비되어 소변을 농축시켜 주는 역할을 하며, 체내의 수분 양을 조절하게 됩니다. 항이뇨호르몬의 분비는 낮과 밤 동안 그 분비 정도가 달라서 정상 어린이의 경우는 야간에 혈액 내 항이뇨호르몬의 양이 증가하여 소변의 생산을 감소시키므로, 밤에 화장실에 가지 않고 숙면을 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야뇨증 어린이의 경우 항이뇨호르몬이 존재하기는 하나 야간에 그 분비량이 상승하지 않아 밤에도 소변을 많이 만들게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야간의 소변 생산이 방광의 용적을 초과하게 되고, 밤에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면 야뇨증이 생기는 것으로 최근 과학적으로 밝혀졌습니다.
야뇨증의 한방적 원인을 살펴보면 첫째로, 원기 허약에 의한 야뇨증은 식사량도 적고 감기를 달고 있어 마르고 허약한 체질로 야간에 너무 깊이 잠이 들어 방광에 소변이 차면 깨어나서 소변을 보아야 하는데 소변을 지리고도 모를 정도로 골아 떨어져서 잠을 자고 둘째는, 신장과 방광이 허약한 경우인데 낮에도 소변을 자주 보며 양은 적고 조금씩 속옷에 지리기도 하는데 정상적인 방광에 소변이 고이면 방광은 비우고자 하는 명령을 척수를 통해 뇌로 전달하는데 이런 과정이 진행되기도 전에 소변이 흘러나오는 경우로 신경 기능이 미숙하고 일반적으로 성장발육이 부진한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심장과 담이 허약한 경우는 아이들이 유난히 겁이 많고 신경이 예민하여 신경질적이고 잘 놀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잠꼬대를 하거나 산만한 아이들이 많은데 특히 이차적 야뇨가 많이 나타나는 경우로 심장과 담을 보강시키면 빠른 호전을 보이기도 합니다. 대개 정상적으로 소변을 잘 가리던 아이가 동생이 생기면 지적 능력을 퇴화시키면서 애정을 안 뺏기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발생하는 소변 이상은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으면 곧 좋아지게 됩니다.
한방에서는 아이의 상태에 따라 장부의 부족한 부분을 돋우어주는 한약을 투여하고 관련된 혈 자리와 경락을 침으로 자극하여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하도록 도와줍니다. 보골지 익지인 연뿌리 계내금 용골 모려 등의 약재가 쓰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엄마의 모유를 3개월 이상 먹은 아이들이 야뇨증을 앓을 가능성이 4배 정도 낮은 것으로 미국의 로버트 우드 존슨 의과대학에서 보고되었습니다. 모유 수유를 하면 인지능력이나 발달에 도움이 되는데 신경발달, 특히 방광기능 발달을 도와서 야뇨증을 예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엄마의 따뜻한 애정이 아이를 건강하게 자라게 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야뇨증이 있는 아이는 야단을 친다고 해결되지 않으니 격려와 애정으로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북돋워주어야 합니다.
(213)487-0150
조 선 혜
<동국로얄 한의대 교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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