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 13개 종합 7위·야구 우승에 한인들 “속이 후련”
“이렇게 감격스러울 수가...” “한국 야구가 금메달을 땄다니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
2008 베이징 올림픽 성화는 꺼졌지만 미주 한인사회를 감동시킨 드라마의 여운은 가실 줄을 모르고 있다.
금메달 13개. 역대 어느 대회보다 우수한 성적으로 당당히 종합 성적 7위를 기록한 한국 올림픽 선수들의 선전 스토리는 주말 내내 워싱턴 한인들의 화제 거리였다. 장터에서, 교회에서 한인들은 모일 때마다 일본과의 준결승, 쿠바와의 결승에서 이승엽 선수가 날린 두 방의 홈런포를 화제로 삼았다.
미국에서 사는 터라 저녁 늦게부터 새벽까지 진행되는 게임을 보기가 마땅치 않고 또 TV로 자유롭게 한국 선수들의 활약을 시청하지 못하는 불편은 전혀 불편이 아니었다. 지난 8일부터 17일간 이어진 베이징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의 아들 딸들이 거의 매일 보여준 감격의 장면들을 보며 한인들은 함께 울고 웃었다.
수영에서 ‘마린보이’ 박태환이 400미터 자유형에서 보여준 금메달의 쾌거, 주몽의 후예들의 남녀 양궁 단체전 동반 우승,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 역사’ 장미란의 세계신기록 금메달, 국기 태권도의 금메달 싹쓸이... 한인들은 연일 들려오는 승전보에 “이러다간 종합 10위를 훌쩍 뛰어넘어 4, 5위는 하겠다”는 기대를 갖기도 했다.
유도 최민호의 통쾌한 금메달로 시원한 스타트를 끊은 한국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감동을 이어갔다. 화려하고 극적인 대미는 역시 한국 야구가 장식했다. 1할대의 저조한 기록으로 마음고생을 톡톡히 한 4번타자 이승엽이 준결과 결승에서 2점 홈런을 연거푸 터뜨리며 한국팀을 챔피언에 등극시키자 “역시 국민타자”라는 감탄이 나왔다.
“후배들에게 너무 미안해서... 흑흑” 눈물을 흘리던 이승엽의 인터뷰 모습은 그를 오히려 인간미 넘치는 영웅으로 각인시키는 순간이 됐다. 9전 전승 금메달. 이것은 일본 야구 대표팀 호시노 감독의 오만한 발언들을 깨끗이 잠재웠을 뿐 아니라 김경문 감독도 미처 예상하지 못한 놀라운 기록이었다. 백조이면서 스스로를 거위로 생각했던 한국 야구 대표선수들도 스스로 놀라 눈물을 펑펑 흘렸다.
새벽에 인터넷을 통해 게임을 봤다는 워싱턴야구협회의 샘 정 회장은 “코치진과 선수들이 하나가 됐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 보여준 감동적인 순간들”이었다며 “정말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인들이 올림픽을 보며 많이 가까워진 것 같다”며 “웹사이트에 올려 많은 사람이 보며 감동을 오래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올림픽을 관심있게 지켜본 한인들은 “한국 선수들의 체질이 달라졌다”는 언론의 평가를 긍정하는 모습이다. 태권도나 양궁 등 일부 강한 종목에 의존하던 과거와 달리 수영, 야구에서도 금메달을 거머쥐고 펜싱 등 비인기 종목에서도 상위 성적이 나오자 외국 언론도 한국이 주저없이 스포츠 강국임을 인정하고 있다.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을 기치로 내건 2008 베이징 올림픽은 2012년 런던 올림픽을 기약하며 24일 아쉽게 막을 내렸다.
한국이 수확한 금메달 13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8개는 역대 최고의 성적이라는 기록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스포츠를 통해 한국의 높아진 위상을 전세계에 알렸을 뿐 아니라 미주 한인들이 조국에 대한 긍지를 확실히 다질 수 있었던 베이징 올림픽. 미주 한인들은 “그대들이 있어 행복했다”며 태극전사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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