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인물- 파힘 유수프자이 사범
독일서 태권도 접한 후 청소년 선도에 큰 공헌
국가 최고훈장 받기도
“아프간계지만 태권사랑”
“독일에서 실천했던 태권도 정신을 미국에서도 꽃피우고 싶습니다.”
어바인 일도태권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파힘 유수프자이 사범. 아프간계 독일인인 그는 외모도 특이하지만 살아온 배경과 태권도 사랑이 남다르다. 독일에서 태권도를 통해 청소년 선도활동을 펼쳐 독일연방 최고훈장까지 받았던 그의 이야기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1979년 소련의 아프간 침공으로 당시 카불대 교수였던 아버지가 공산정권에 의해 살해되자 8세이었던 파힘은 네 누나와 엄마의 손을 잡고 조국을 떠나야 했다. 파키스탄을 거쳐 독일에 정착한 그는 함브르크의 단군태권도장에서 태권도를 처음 접했다.
예절과 절도를 중요시하는 태권도 정신에 매료된 그는 이후 8년간 태권도를 배우며 검은 띠를 획득했다. 이후 대학에 진학해 경제를 전공한 그는 부동산 에이전트로 한 샤핑몰을 관리하면서 다시 한 번 태권도와 인연을 맺었다.
함브르크의 우범지역에 자리 잡은 이 샤핑몰은 청소년들의 마약거래와 좀도둑질로 큰 골치를 썩고 있었다. 파힘은 샤핑몰 주인에게 태권도를 통해 청소년을 선도하겠다고 제안했고, 주인은 흔쾌히 공간을 빌려줬다.
파힘의 헌신적 사랑으로 불량스럽던 청소년들은 하나 둘 학교로 돌아갔고, 이 지역 범죄율은 급감했다. 미디어를 통해 소문은 함부르크 주지사에게까지 들어갔고, 그는 주 전역을 돌며 그가 태권도 정신에 바탕을 두고 시작한 ‘폭력과 마약예방을 위한 스포츠’ 프로그램을 보급했다.
올리버 칸과 스테피 그라프 등 유명 스포츠 스타도 아낌없는 지원을 보냈고, 독일 연방정부는 국회 표창과 국가 최고훈장(Das Verdienstkreuz)으로 그의 노력을 치하했다. 2002년 탈레반 정권이 무너진 뒤, 아프가니스탄에 건너가 아프간 올림픽위원회 명예위원으로도 활동했던 그는 2004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네 누나와 어머니가 어바인에 살고 있었고, 지금은 아내가 된 아프간계 미국 여성을 만나 결혼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지난 4년 동안은 태권도장을 포함해 모든 사회가 돈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미국생활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었다”는 그는 “이제 내 뜻을 이해해 주는 훌륭한 사부님을 만나 어바인에서부터 폭력과 마약예방을 위한 스포츠 프로그램을 다시 시작할 생각”이라며 “관심 있는 한인 단체의 연락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쫓겨나듯 조국을 등지고 이민자로 세계를 떠도는 삶을 살고 있는 그를 지금까지 지탱해 준 힘은 태권도 정신이다. 파힘은 “언젠가는 내 고향 카불에 돌아가 꿈을 잃은 채 살아가는 다음 세대들에게 내가 그랬듯이 태권도를 통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949)228-3406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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