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의 조나산 스피비(오른쪽)와 아칸소 리틀락에서 온 존·마샤 키터만 부부가 29일 뉴욕 타임스퀘어의 나스닥 마켓 사이트에서 증권 지수를 지켜보며 우려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공화 반란’구제금융법안 부결… 대선 파장은
29일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던 금융구제법안의 예상치 못한 부결사태는 곤두박질친 뉴욕 증시의 주가만큼이나 워싱턴 정가에는 청천벽력과 같은 충격파를 던져주고 있다. 이는 차기 정권을 인수하게 될 공화당 존 매케인,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선후보에게는 대선을 불과 30여일 앞두고 위기관리 능력의 드높은 시험대가 등장했다는 분석이다.
`미래 권력’을 놓고 사활을 건 승부를 펼치고 있는 매케인과 오바마에게는 이번 금융구제법안 부결사태는 `현재형’이자 대선과 직·간접적으로 맞물린 `미래형’이다.
대선을 코앞에 둔 10월이면 돌출사건이 발생해 대선의 흐름을 바꿔놓는다는 `옥터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가 이틀 정도 먼저 등장한 격이기도 하다.
당장 현 시점에서 유·불리만 따지자면 매케인의 `적자 폭’이 훨씬 커 보인다. 매케인은 지난 26일로 예정됐던 대선후보 1차 TV토론을 연기하자고 승부수를 던질 만큼 금융위기 극복에 초당적, 거국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등잔 밑이 어두웠던 것을 미처 간파하지 못한 듯하다.
하원 표결에서 공화당 의원들은 고작 65명이 찬성표를 던진 데 반해 배에 가까운 133명이 법안에 반대표를 행사함으로써 금융법안의 부결을 주도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찬성 140표, 반대 95표를 행사했다.
매케인이 공화당 내부를 다잡고 찬성표를 결집시켰다면, 당에 대한 장악력은 물론 위기관리 능력을 과시할 좋은 기회였지만 결과론적으로는 실기했다.
매케인은 금융구제법안 부결사태에 대해 선뜻 반응을 내놓지 못했다. 그만큼 고민의 깊이가 컸을 것이라는 방증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경제관리 능력이 오바마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온 매케인에게는 이번 부결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지금도 뒤쳐져 있는 지지율을 만회하거나 역전시킬 기회가 더욱 줄어든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어 보인다.
오바마도 민주당에서 반대표가 95표가 나오는 바람에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공화당의 배에 해당하는 140표의 찬성표를 견인해 냈다는 점에서 매케인 보다는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오바마는 구제금융법안의 부결에도 불구하고 아직 법안처리가 끝난 게 아니라면서 금융시장 참여자들에 대해 침착성을 잃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는 등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반응을 보였다.
경제 이슈가 대선정국을 지배한다면 오바마가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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