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한국에서 활동하던 유명 가수가 군대를 가지 않고 시민권을 유지한 이유로 해서 큰 뉴스가 되었던 일이 있었다. 본인에게는 어려운 결정이었을 것이다. 때로는 우리 삶에 아주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할 때가 간혹 있다. 사랑을 택하느냐 야망을 택하느냐, 본질을 택하느냐 현실을 택하느냐 하는 결정은 어렵기 그지없다.
성경은 “아름다운 이름이 보배로운 기름보다 낫고 죽는 날이 출생하는 날보다 나으며”(전도서 7:1)라고 말씀한다.
이 말은 보배로운 기름을 위해서 아름다운 이름을 팔아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다.
세계 성인 중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소크라테스는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인간이 되는 것이 낫다”고 했고, 석가는 부유한 가정을 벗어나 인간의 근본적인 본질의 문제를 해탈하기 위해 속세를 버렸고, 메카에서 태어난 마호메트는 결혼 후 부유한 삶을 버리고 알라신을 섬기기 위해 가정을 버렸다. 물론 이들이 가정과 재물을 등진 것에 대해서 절대적으로 찬성과 지지를 보내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지금까지 세상 사람들의 마음에 종교적인 지도자로 남아 있었던 이유가 바로 그들이 기름을 뒤로 하고 이름을 앞세웠기 때문이다.
천지를 만드시고 세상을 구원하신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찾아가셨다. 예수님은 자신의 이름을 위하여 사람들이 세상의 왕을 삼으려고 하는 것을 등 뒤로 한 채 조용히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를 지셔야 하는 그 무거운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늘 기도의 시간을 가졌다. 예수님은 이렇게 기도하셨다.
“조금 나아가사 얼굴을 땅에 대시고 엎드려 기도하여 가라사대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하시고”(마태복음 26:39)
17세기 일본의 기독교 박해 상황에서 이탈리아의 가톨릭 신부 선교사들이 겪는 고난과 갈등을 바탕으로 한 실화소설 엔도 슈사쿠의 ‘침묵’은 신앙의 삶이나 아니면 일반적인 삶에서 진정한 가치와 현실 사이에 갈등하는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주인공 로드리고 신부는 동료 신부 선교사들에게 총구를 겨누며 십자가 성화를 밟고 지나가겠느냐 아니면 죽음을 택하겠느냐 라고 하면서 종교 핍박을 할 때 죽음을 택하면서 신앙을 지켜가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서 갈등을 한다. 수많은 사제들이 그리스도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죽어 가는데 침묵만 하고 계신 하나님에 대해서 실망과 회의를 느낀다. 바로 그 때 하나님의 음성이 마음속에 들려오게 된다. “성화를 밟고 지나가라! 나는 나를 밟고 지나가는 너희들의 아픔과 고통을 안다. 나도 고난 받는 이들과 함께 있었다. 나를 밟아라. 나는 밟음을 받으러 왔다.”
사실 진실과 거짓의 차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가 아니라 종이 한 장 차이이다. 순결과 부정, 순수와 세속, 신앙과 불신앙의 차이를 칼로 자르려는 의도나 태도는 교만하기 그지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가야 할 길이 있고, 서야 할 땅이 있다. 그래서 고려의 충신 정몽주는 “까마귀 싸우는 골에 백로야 가지 마라. 성난 까마귀 흰빛을 새오나니 창파에 고이 씻은 몸을 더럽힐까 하노라”라고 했다.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가장 훌륭한 사람은 모든 것을 버리고 단 하나만을 선택한다. 영원한 명예가 그것이다. 명예는 영원히 죽지 않는다.”
기름보다 이름을 택하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렇게 살면 사진의 필름이 현상을 남기는 것처럼 우리의 이름도 역사의 필름에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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