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 미국 공화당의 새라 페일린 부통령 후보가 질문의 핵심을 비켜가는 `동문서답’을 계속 하고 있어 눈총을 사고 있다.
페일린은 30일 CBS방송의 유명 여성앵커 케이티 쿠릭과 가진 인터뷰에서 후보가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읽는 신문이나 잡지가 무엇인지 말해달라는 질문에 대해 거의 다 읽는다. (뉴스를 제공하는) 언론과 미디어에 감사하고 있다라고 대답했다.
쿠릭은 페일린의 답변이 모호하게 나오자 구체적으로 말해달라고 재차 물었고, 페일린은 이에 대해 음..모두 읽는다. 지난 수년간 내 앞에 있는 모든 걸 읽었다라고 또 다시 구체적인 답변을 비켜갔다.
페일린은 이어 나는 뉴스를 얻을 수 있는 아주 광범위하고 다양한 소스가 있다면서 알래스카는 외국이 아니다. `도대체 알래스카에서 워싱턴D.C.에서 일어나는 일을 어떻게 따라잡을 수 있느냐’고 말할지 모르지만 알래스카는 미국 속의 `마이크로솜(미립체)’ 같은 존재라고 답했다.
페일린은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이후 자신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지적이 진보진영뿐만 아니라 심지어 보수진영에서까지 제기되자 알래스카에 살지만 알 것은 다안다는 주장을 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듣는 사람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페일린의 답변은 이제 하나의 `스타일’로 굳어진 듯 하다.
페일린은 준비된 원고가 아니면 마치 미리 외었던 `구호’들을 연결해서 답변, 문맥간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고, 그래서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기도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 지적이다.
아버지 조지 부시의 러닝메이트였던 제임스 댄 퀘일이 초등학교에 가서 `감자(potato)’라는 단어 맨 뒤에 `e’가 더 붙는다고 주장했다가 낭패를 봤던 사례와 페일린의 `황당 답변’이 비교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그는 외교경험이 일천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알래스카가 러시아와 인접해 있다는 다소 황당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또한 페일린은 부통령 지명후 가진 첫 인터뷰 당시 ABC방송의 찰스 깁슨이 `부시 독트린’을 갑자기 물어보는 바람에 그것이 뭐냐고 답했다가 무지를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는 이에 대해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도 저널리즘 관련 학위를 갖고 있는데 내가 공부하면서 배운 기자들의 윤리가 그동안 그렇게 많이 변했나 싶어 놀랐다고 오히려 깁슨의 질문태도를 문제삼았다.
페일린은 2일 세인트 루이스에서 민주당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후보와 TV토론을 갖는다. 사전 녹화된 방송 인터뷰에서 허용되는 편집은 없고,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해야 한다.
이날 토론회가 역대 부통령 TV토론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페일린의 생생한 `어록’에 쏠린 관심때문이다.
ks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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