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 베이에 홈런을 허용한 에인절스 투수 잔 랙키가 주심으로부터 새 공을 받고 있다.
첫 판부터 곤경...레드삭스에 플에이오프 10연패
탑시드 LA 에인절스가 한 경기 만에 벼랑 끝으로 밀렸다. 내셔널리그의 시카고 컵스와 마찬가지로 ‘전교 1등’ 치고는 특별히 월등한 전력도 아니어서 애당초 월드시리즈 진출 가능성은 그리 높게 평가되지도 않았지만 올해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정규시즌 전적에서 일방적(8승1패)으로 앞서 그래도 최소한 플레이오프 1회전은 통과할 줄 알았더니 그 것조차 쉽지 않게 됐다.
에인절스는 1일 홈구장에서 벌어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ADLS·5전3선승제) 1차전에서 디펜딩 월드시리즈 챔피언 레드삭스에 1-4로 패배, 3일 2차전에서마저 지면 사실상 끝장이다. 3, 4차전은 챔프의 안방 보스턴 펙웨이파크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2차전마저 빼앗기면 진 시리즈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바로 이 레드삭스에 싹쓸이의 수모를 당하고 탈락했던 에인절스는 오프시즌에 토리 헌터(센터필더), 시즌 도중에 마크 터셰이라(1루수)를 영입하며 중심타선을 대폭 강화했는데도 플레이오프 연패 기록이 ‘8’로 늘어나 전망이 어둡다.
에인절스는 2005년 플레이오프에서도 레드삭스에 싹쓸이를 당해 탈락했고 1986년부터 안방 5연패를 포함, 레드삭스에 무려 10연패를 기록 중이다.
따져보면 지금 눈앞의 레드삭스는 이번 정규시즌 에인절스에 1승8패를 당한 레드삭스가 아니다. 7월 말일 거포 매니 라미레스를 LA 다저스로 트레이드한 이후 레드삭스가 약해졌을 것이라고 믿겠지만 천만의 말씀. 다저스 팬들이 믿기 어렵겠지만 레드삭스는 라미레스를 트레이드한 이후 34승19패를 달렸다. 라미레스가 53경기에서 53타점을 쏟아낸 덕분에 다저스가 올린 승수보다 같은 기간 동안 오히려 5승이 많은 것. 게다가 1차전 역전포의 주인공이 바로 라미레스를 트레이드하면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골라간 제이슨 베이였다.
반면 에인절스는 특급 클로저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가 올해 메이저리그 싱글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운 것만 봐도 얼마나 박빙의 승부가 많았는지 알 수 있다. 정규시즌 100승 중 압승은 별로 없고 신승이 대부분으로 성적만큼 강한 전력은 아닌 게 사실이다.
에인절스는 라미레스급 간판타자 역할을 해줘야할 블라드미어 게레로의 플레이오프 부진이 큰 문제다. 지난 2차례 플레이오프에 걸쳐 30타수 3안타로 헤맸던 게레로는 1차전에서 2안타로 마침내 깨어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8회 동점 찬스에서 무리하게 1루에서 3루까지 달리다 횡사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러 다시 도마에 올랐다.
에인절스는 2차전 선발 어빈 산타나가 ‘셧다운’(Shutdown) 투수의 면모를 보여주며 일본인 다이스케 마쓰자카와의 대결에서 승리를 거두고 숀 피긴스, 하위 켄드릭, 에릭 아이바 등 발 빠른 주자들이 베이스에 올라 팀 트레이드마크인 기동력을 살려야 승산이 있다. 마쓰자카는 승률과 방어율이 눈부신 반면 주자를 많이 허용하는 투수로 에인절스에 기회를 충분히 제공할 전망이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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