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본주의적 부모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연구에 힘써 온 아동심리학자 기너트(Ginott, 1922~1973)는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나는 강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입니다. 인간으로서는 보지 않아야 할 것을 내 눈으로 목격했습니다. 박식한 기술자들이 지은 개스실과 학문이 깊은 의사에 의해 어린아이들에게 독극물이 투여되는 것을 보았고 숙련된 간호사들에 의해 유아들이 살해되고 대학을 나온 사람들이 부녀자들을 총으로 죽이고 불을 지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의 자그마한 소망은 여러분에게 맡겨진 아동들이 인간적인 사람이 되도록 도와 주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노력이 결코 박식한 괴물이나 기술이 뛰어난 정신불안자나 칼 아돌프 아이히만과 같은 교육을 받은 살인마를 키우는데 쓰여서는 안 됩니다. 읽기와 쓰기와 셈하기는 우리 자녀들이 좀 더 인간적으로 되는데 사용될 때만 중요한 것입니다“
재학생이 800여명 정도 되는 크기의 중고등학교에서는 일년에 평균 5,100번의 비행 행동에 의한 훈육문제가 보고되고 있다.
1995~96학년도는 1991~92학년도보다 퇴학당한 학생수가 426명에서 2,088명으로 약 4.5배로 늘어났으며 정학을 받은 학생 수도 무려 7만여명에 달한다. 정학을 받은 학생은 자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퇴학을 당한 학생은 청소년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반학교에 재학중인 자녀를 둔 부모를 대상으로 2000년에 실시된 카팬·갤럽 조사에 따르면 31%가 동네에서 놀 때 자녀의 신변에 위협을 느낀다고 대답한 반면, 36%가 학교 내에 있을 때 자녀의 신변에 위협을 느낀다고 답했다.
우리는 왜 문제가 생겨 발등에 불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을 무시하는 것일까?
수도 없이 많은 교육자나 학자가 인간성, 사회성, 도덕성과 같은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또 대화를 해보면 부모들 누구나가 공감하는 가치인데 ‘내 자녀’에 대해 생각할 때는 인성교육이나 올바른 사회적 행동을 가르치는 것에 대한 것은 멀리하고 아이보다도 부모가 더욱 경쟁적이 되고 자녀에게 지식 위주의 교육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을 본다.
교육은 지식만을 전달하는 체계이고 인성교육은 학생이 생활하며 스스로 알아서 배우게 되는 성숙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다. 감성이나 인성도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하고 부모도 자녀와 대화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 점점 많은 학생들이 문제행동을 일으키고 학교 환경이 불안한 현실에서 부모가 좀 더 효과적인 대화를 통해 적극적인 인성교육에 참여하는 방법은 없을까?
기너트는 다음과 같은 접근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절대로 자녀의 감정을 부정하거나 무시하지 말라. 둘째, 자녀를 지적하지 말고 부적절한 행동만을 지적하라. 셋째, 의존성은 적대감을 키운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자녀에게 직접 하도록 하라. 넷째, 안전한 범위 안에서 스스로 선택하는 기회를 갖도록 하라. 다섯째, 잘못을 지적할 때는 “절대로”라든가 “항상”이란 말을 쓰지 말고 특정한 잘못만을 지적하라. 예를 들어 “넌 절대로 듣지를 않는구나” 혹은 “넌 항상 잊어버리는구나” 등의 일반적인 지적은 삼가라. 여섯째, 자녀가 무의식적으로 사용할 지도 모르는 말은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예를 들어 욕이라든가 남의 흉보는 것을 자제하지 않으면 자녀들이 은연중에 배워 그들이 사용하게 된다.
박사의 권유사항이지만 부모라면 누구나 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다. 자녀를 존중해 줌으로 보다 나은 사회 환경을 만들어가도록 이미 다 아는 내용을 이제는 실천해 봄이 어떨까?
김효선 교수 <칼스테이트 LA 특수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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