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은 그대로 놔두면 흙에 불과 하지만 흙을 빚어 유약을 발라 뜨거운 불가마 속에 넣었다 빼면 토기, 사기, 청자 그리고 백자가 된다. 그 중에 백자는 오늘 날 인류가 사용하고 있는 그릇 중에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우수한 품질의 백자가 만들어 지려면 불순물이 없는 흰도태와 유약을 원료로 사용하여 1300‘C-1350’C에서 적어도 26-29 시간동안 소나무로 구워내야 한다.
백자는 그 제작 과정부터 신비롭다. 도공의 지성이 담긴 혼에다 흙과 불, 깊은 계곡의 바위 밑을 흐르는 석천수 그리고 바람, 이 여섯 가지가 기막히게 연합이 되어야 제대로 된 백자를 얻을 수가 있다. 여기에 유약, 태토, 문양에도 도공의 혼이 담겨져 있어야 비로소 살아 숨 쉬는 신비한 그릇, 백자로 태어난다. 보통 한 가마에서 도자기를 1000점 정도를 구어 내는데 그중에 마음에 드는 백자는 40-50점 정도에 불과하고, 명품 백자는 4-5점에 불과 하다고 하니 그것도 신비롭다. 그러나 놀라지 말라. 이렇게 만들어진 명품 백자의 수명은 천년을 간다.
백자는 신비로운 그릇이다. 물을 담아놓으면 자연적으로 정수가 되고 음식을 담아 놓으면 썩지 않는다. 백자는 기름기 있는 음식을 담아도 물로 헹구기만 해도 되고 열전도율이 빨라서 음식 조리에 편리하다. 백자는 불순물을 침전시켜주고, 결코 닳거나 낡지 않으며 다이아몬드로 상처를 냈을 때만 긁히는 정도로 강도가 아주 단단하다. 백자는 수많은 미세기공이 형성되어 있어 내공이 숨을 쉰다. 그러므로 여름이나 겨울이나 그 안의 온도가 일정하여 장기간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400여 년 전, 임진왜란이 발발한지 20여 일 만에 15만 일본군의 선발대가 파죽지세로 북진하여 한양에 도달하였다. 나라가 최악의 위기를 맞아 풍전등화처럼 흔들리고 있을 때 성웅 이순신이 혜성과 같이 등장하여 비상한 전략과 전술로 23전 23전승의 승리를 이끌어 나라를 구해 내었다. 특히 하루 만에 왜장 와키자카의 대 함대 59척을 수몰시키고 9,000여명의 해군을 전멸시킨 한산대첩은 세계 해전사에도 빛나는 승리로 남아있다. 그런데 이순신이 해전에서 전승할 때에 군량미와 물이 부패하지 않도록 해준 도자기의 힘이 컸다고 한다. 그래서 7년간의 임진왜란을 “도자기 전쟁”이라고 한다.
명품 백자를 만들려면 무엇보다 불꽃의 질과 양이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가마에 불을 때는 것은 몇 십 년의 숙련된 경험과 기술을 필요로 한다. 백자와 같은 고급 그릇은 불길이 직접 닿지 않도록 굴 안쪽으로 깊숙이 포개어 놓는다. 그리고 처음에는 칸칸마다 불을 서서히 올려야 하고, 가마 안의 온도가 1000‘C를 지나 1350‘C 까지 올라 유약이 완전히 융해되고 용융점에 이르면 서서히 불을 끄면서 하루 이상을 식혀야 한다.
이처럼 흙으로 빚어진 그릇이 백자가 되기 위해서는 시간과 불의 힘을 빌려 잘 익히는 숙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리고 그릇이 잘 익어가기를 갈망하는 토기장이의 간구가 따라야 한다. 그래서 성경은 흙을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인간의 본성으로, 물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불과
바람은 성령으로 비유하고 있고, 토기장이는 하나님으로(이사야 64:8, 예레미야 18;1-6) 비유하고 있다.
인간은 흙에서 왔다. 그러나 인생이 흙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백자와 같이 승화되어 의미 있게 살아야 한다. 그래서 토기장이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를 가만히 놔두지 않으시고 끊임없이 만지시고 빚으시고 뜨거운 불속에 넣기도 하신다. 우리를 당신의 걸작품 백자로 만들기 위하
여....(시편 8:3-5, 에베소서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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