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들은 최근 적극적인 예금 유치 프로모션을 실시하면서 한인 고객과의 신뢰를 쌓아가는 ‘윈-윈’ 전략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월스트릿발 금융위기가 미국 실물 경제로 확산되고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의 여파로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을 신청한 9월 중순 이후 금융시스템의 위기가 극도로 심화됐고, 이로 인해 실물 경제가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소비 심리 하락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한인 경제의 위기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위기와 관련된 한인 주력 업종인 부동산과 소매, 금융업계의 고민과 앞으로의 대응 방안에 대해 살펴본다.
■부동산
“적극적인 투자 의지가 필요할 때입니다.”
지난해부터 서브 프라임 사태로 부동산 시장은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 8월 중 기존주택 판매도 금융기관의 대출 기준 강화 등의 영향으로 전월보다 2.2% 감소했으며 신규주택 판매는 전월대비 11.5%나 떨어졌다. 주택 착공과 평균 주택 가격(7월중 대도시 평균 주택 가격)은 각각 6.2%, 16.3% 하락했다.한인 부동산 에이전트들의 이직이 크게 늘어날 정도로 한인 부동산 시장도 크게 위축된 상태이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의 상황을 ‘위기’라고 판단하면서도 이 고비를 잘 넘기기 위해서는 한인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리얼티 플러스의 김대중 공동대표는 “뉴욕 지역의 경우 부동산 시장이 그렇게 나쁜 상황만은 아니다”라며 “부동산 시장이 내년쯤 반등할 것이라고 볼 때 더 이상 가격 하락만을 기대하며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지난 90년대초에 겪었던 것처럼 부동산 시장이 위축됐다고 해서 무조건 투자를 줄이기보다는 앞으로의 잠재성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 좋다는 분석이다.
골든브릿지 부동산의 이영복 사장도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회복되는 시간이 관건이 되겠지만 정부 차원의 노력 등을 볼 때 긍정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많은 경제전문가들도 부동산 시장이 2009년 후반기쯤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캘리포니아주립대 손성원 교수는 최근 미한국상공회의소의 세미나에서 주택시장 침체가 내년
쯤에나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 금융업계
한인은행들은 요즘 예금 유치 경쟁이 한창이다.
한인은행의 건전성을 내세워,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한인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금융위기가 터진 이후 한인은행들은 비즈니스 대출이 주로 하는 만큼 직접적인 피해가 거의 없다.실제로 금융위기의 주범인 리먼브라더스나 메릴린치 등의 투자은행들은 대부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그동안 주택 모기지를 담당했거나 그 채권으로 한 파생상품에 투자했던 경우이다.그러나 한인 은행들은 경기 침체의 간접적인 영향으로 자금 경색에 시달리고 있다. 소비 심리 위축과 이로 인한 한인 비즈니스의 침체, 은행의 까다로운 대출 기준 등으로 유동성 악화라는 악순환이 되고 있는 것이다.
BNB의 나종관 부행장은 “소비 심리가 악화되면 비즈니스가 저조해지고, 한인은행들이 주로 취급하는 비즈니스 대출의 부실로 이어지는 간접적인 여파가 걱정”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앞으로 구제금융법의 조치 등으로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의 조용권 부장은 “한인 은행들이 건전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은행끼리도 거래가 어려운 최근의 신용 경색으로 자금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며 “한인 고객들이 한인은행을 믿고 예금하는 것만이 ‘윈-윈(win-win)’하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 소매업계
한인 잡화 및 도매업계들은 소비 위축으로 올 연말 할러데이 샤핑시즌까지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NPD 그룹은 올 연말 매출이 1-2%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전국소매업연맹(NRF)은 11월과 12월 두달동안 매출이 2.1%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장밋빛보다는 어두운 전망이 많지만 이럴 때일수록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일부 핫 아이템에 의존해 반짝 경기를 기대하는 것보다는 꾸준한 개발과 서비스 개선 등으로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불황속에서도 고급 백화점에 자체 브랜드의 커스텀 주얼리제품을 납품하고 있는 ABI사의 경우 지속적인 디자인 개발과 각종 쇼에 출품하면서 자체 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인 것이 효과를 봤다.ABI사의 전호정 대표는 “처음 5년동안 고전했지만 자체 브랜드로 계속 컨벤션 쇼에 출품했고, 봄과 가을 2차례에 걸쳐 새로운 디자인의 제품을 발표했던 것이 인정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한인경제인협회 정재건 회장은 “그동안 해온 방식만을 고집해서는 불황을 이기지 못한다”며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고, 비즈니스 방식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김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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