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영(주필)
요즈음은 정말 우리가 불확실성 속에서 살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 우리에게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소식들이 연일 신문을 장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 스트릿의 금융위기는 불을 끄기 위해 연방정부가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투입했으나 결국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켜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를 4년 만에 처음으로 폭락시키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이런 전 세계의 금융위기는 안 그래도 위축된 한인사회 경제를 점점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제는 한인사회 일자리에까지 비상이 걸렸다는 소식이다.
점점 예측할 수 없는 이런 시대상황 속에서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성경에서는 “너희 생명이 무엇이뇨?” 라고 물으면서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라고 인간의 생을 한마디로 일축했다.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어느 날 공원 벤취에 앉아 ‘인생이란 무엇인가?’ ‘나는 어디에서부터 온 존재인가?’를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 그 때 공원관리인이 다가와 “당신은 누구요?” 하고 물었더니 그가 답하기를 “나도 내가 누구인지 몰라 지금까지 생각하는 중이요”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성경이 말한 것처럼 인간의 생명과 삶은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와 같다. 안개란 아침에 잠깐 내렸다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런 안개와 같은 것이 바로 인간의 생명이자, 삶인 것이다. 우리는 최근 한국의 유명한 연예인의 자살 소식을 듣고 모두가 경악했다. 엄청난 부와 명예, 인기를 누리고 있던 연예인이 무엇이 부족해서 한 순간에 목숨을 끊고 안개처럼 세상에서 사라졌을까? 인간의 삶과 목숨이 아무 것도 아닌 현실에 전율한다. 인간의 수명이 적게는 70이요, 많게는 80이라도 그 햇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게다가 세월은 화살같이 신속하게 날아간다. 그동안 인간이 누리는 기쁨도, 슬픔도 잠깐이요, 인간의 영광도 잠깐이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다. 그러면서 40세까지는 나이를 천천히 먹는 것 같지만 50대가 되면 1년마다, 70대에는 하루하루, 80대에 들어서는 시간마다 건강이 달라진다고 한다. 인간의 삶은 안개가 자욱하면 앞이 잘 보이지 않듯, 언제나 한순간, 한순간이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생이다. 누구든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면서 살아간다. 마치 이른 새벽, 안개가 자욱하게 깔리면 사람이 앞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가 되어 사고가 나듯이 인간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 속에 살아간다. 이것이 인간을 두렵고 불안하게 만든다.
그래도 우리는 언제나 분명한 시간과 계획, 그리고 목적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한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계획이라도 이것은 아무 의미가 없는 일종의 자랑에 불과하다. 이것은 자기 자신의 지식이나 총명에 지나친 자신감을 언급하는 것으로 어쩌면 오만을 뜻한다. 아무리 분명하고 확실한 계획표라 할지라도 자신의 삶이 무엇인지 모르고 삶이 무엇인지 모르고 설계한다면 그것은 인간의 생이 무엇인지 모르고 미래를 계획한 것이나 다름없다. 안개와 같이 잠깐이면 사라지고, 당장 일어나는 일조차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삶을 인간이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문제는 인간이 지나친 욕심을 부리거나 자기 일을 과신한다는데 있다. 인간이 아무리 계획을 철저히 세워도 만고의 진리, 자연의 섭리를 거슬린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우리는 내일을 모르기 때문에 행복도 불행도 자기 뜻대로 할 수 없다. 인간은 단지 노력할 뿐이고 모든 것은 자연의 이치, 창조주의 섭리대로 될 뿐이다. 이런 진리를 우리 인간은 헤아리면서 살아야 하지 않을까. 만일 인간이 그럼에도 선을 행치 아니하고 산다면 그것은 일종의 죄악이다.
우리는 잠깐 왔다가 없어지는 안개와 같은 존재이고, 내일 어떤 일을 당할 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삶을 사는 불확실한 인생이다. 그러므로 하루하루 창조주의 뜻을 헤아리며 조심스럽게 살아야 한다. 할 수만 있다면 최선을 다하여 이웃과 세상에 선한 일을 많이 베풀면서… 이것이 안개와 같이 짧은 인생인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해야 할 일이 아닐까.
톨스토이가 유명한 ‘인생론’에서 강조한 세 가지는 첫째 일생 중에 가장 중요한 시간은 지금이다. 둘째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바로 내 앞에 있는 사람이다. 셋째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에게 선을 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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