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말로는 적절하게 표현할 수 없는 영어가 바로 스트레스라는 단어인 것 같다. 아마도 압박감 또는 긴장감 등이 가장 비슷한 말 같으나 아무래도 실감이 안 난다. 그러나 21세기에 사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라도 정도는 다르겠으나 흔히 겪고 있는 정신 상태이다.
얼마 전 젊고 아름답던 한국 연예인의 비극이 바로 그 예라고 하겠다. 그런데 위험한 것은 이런 정신상태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생리학적으로 설명하면 우리 몸에서 교감신경이 최대한으로 항진됨으로써 아드레날린(adrenaline)이라는 부신피질 호르몬이 과도 분출되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런데 아드레날린은 우리 몸이 급박한 위기에 처했을 때 자기방어를 준비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첫째로 눈동자의 괄약근을 긴축시켜 눈동자를 확대시키고 시신경에 최대한의 광선을 투입시켜 준다. 둘째로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과 맥박을 높여줌으로써 뇌세포에 혈액공급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중추신경, 운동신경 및 각종 감각신경들을 최대한 예민하게 해줌으로써 마치 적과의 전투태세를 완비해 주는 상태라 하겠다.
이런 긴박한 상태를 미국사람들은 ‘flight or fight’의 상태라고 한다. 한국말로 하면 ‘죽기 살기’라고 하겠다. 결국 전투태세라고 해서 꼭 싸우는 것만이 아니고 도망갈 준비도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전투태세 같은 긴박한 마음으로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상태가 바로 스트레스 상태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우리 몸의 정상적인 생리작용의 연장이므로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러므로 여기에 몇 가지 밖으로 나타나는 증세를 들어 보겠다. 첫째 정신집중이 잘 안 되거나, 이유 없이 불안한 감정이 들고, 둘째 만사에 즐거움이 없어지며, 셋째로 외부 출입이나 사람 만나는 것이 싫어진다. 넷째로는 식욕이 없어지고 밤에 잠도 오지 않아 시간이 갈수록 눈은 더욱 말똥말똥 해진다.
이러한 현상은 스트레스 증세가 매우 심한 것이므로 모든 것을 일단 중지하고 자기 생활을 철저히 점검할 때가 온 것을 알아야 하겠다. 그러나 이때쯤에는 본인의 판단력도 정상이 아니고 때로는 삶의 의욕조차 없어질 수도 있으므로 주위의 친구나 가족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임을 알아야 하겠다.
전희택 박사 <신경내과 전문의 겸 UCLA 임상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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