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우공양의 핵심은 대중이 공평히 먹는 평등과 먹을 만큼만 덜어내는 절제, 그리고 음식을 남기지 않고 설거지까지 해결하는 청결, 물과 세제를 덜 쓸 수 있어 너무도 환경적인 식사법이다
10월 4일 토요일, 북가주 참선모임 수선회는 ‘발우공양’을 체험하며 ‘참선과 나’라는 주제발표를 가졌다. 자녀들까지 약 20여명이 모여 약식 스치로폼 발우공양이었지만 모두들 먹을 만큼만 덜어먹고 음식 색깔만 남을 정도로 깨끗하게 접시를 비웠다.
“저는 아이 보이스카웃을 따라갔는데 800여명의 학생들이 머무는 캠핑장에 쓰레기 하나 없고 특히 식사시간에 불교식 발우공양과 똑같이 하는 걸 보고 놀랬던 적이 있었습니다. 특히 음식쓰레기는 따로 자갈과 모래와 망을 통과시켜 찌꺼기만 모아버리는 등 오랫동안 우리 절에서 해왔던 방법과 똑같이 하여 아주 뿌듯했습니다.” 아들과 함께 한 달오 거사가 기억을 들려준다.
공양게송을 읊으며 감사의 마음과 함께 하니 음식이 더 달고 맛있다. 각자 남은 음식은 그대로 싸가고 첫눈에도 깨끗한 선방은 식사 후에도 처음처럼 정결하다. 식후에는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유인: 제가 생각해 본 주제는 참선수행이 우리 자신에게 미쳐온 영향입니다. 참선수행과 나 라고나 할까요. 저희 수선회가 생긴 지 삼년이 다 되갑니다. 그간 저희가 뭘 했는지 돌아보고 수선회가, 혹은 도반님 각자가 제대로 방향은 잡고 있는지 점검도 하고요.
수연 거사/달오 거사께서 짧게(10분정도) 참선에 대한 논문꺼리나 공부에 대해 발표해주시고, 2부는 자유롭게 그룹을 지어 체험담을 얘기하고, 그 전통이 우리와 우리의 2세들에게 하나의 아름다운 정신문화로 접할 수 있게 했으면 합니다.
저는 참선을 비교적 어릴 때부터 시작했는데 목적은 저 나름대로 아주 절실했던 인생에 대한 근본 의문이 풀리지 않아서였고 그러다 우연히 싯타르타란 책을 읽고 부처가 거쳐간 구도의 방법에 매료되어 그 전부터 해 온 참선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수식관으로 호흡을 고르고 참선공부를 스님의 지도와 책으로 하면서 자주 나름의 선정의 상태에 들고는 그랬습니다. 이 처음 맛본 선정의 상태가 제가 이렇게 도반님들과 같이 공부하게 이끄는 힘이기도 하고요. 그러다 대학때 법련사 참선반에서 공부하면서 화두를 들기 시작했고요. 참선인은 반드시 이 선정의 과정을 거치셔야 합니다.
참선공부 초기에는 마음이 가라앉고 머리가 맑아짐을 느꼈습니다. 주로, 초발심이 강하니까 선정에도 빨리 들고요. 세가지 마음(대발심, 대의심, 대신심)이 공부의 진도를 좌우하고 삼매를 이끌어 내는데 그것의 하나가 발심이 나잖아요. 이걸 통해서 견성을 하겠다는 큰 원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나도 부처다 라는 신심과 자기인연에 의해 가슴을 토하며 나오는 이 뭣꼬!
▷수연: 저는 최근에 에릭 프롬의 ‘우리의 마음은 허상이다.’라는 주장이 몹시 와 닿았습니다. 프롬은 매일 한 시간씩 자신과 대면하며 몸을 관찰하는 명상을 한답니다.
자현화: 저는 아직 초보인데 참선을 많이 하신 여러분의 경지를 듣고 싶습니다.
▷유인: 저는 어릴 때 천성이 여린 편이어서 대중 앞에 얘기할 기회는 많았으나 나서면 말을 잘 못했습니다. 그러다 참선하면서 되찾은 마인드풀 파워에 의해서 어떤 어려운 순간에 처해도 괜찮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무엇보다도 저 개인의 생사를 대하는 게 쉬워지지 않았나 합니다. 이런 것들이 제가 참선 공부하며 바뀐 것들입니다. 생각을 놓고 마음을 놓는다는 것이 얼마나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건지요!
▷문수화: 참선 후, 어떤 어려운 상황에도 편안하고 지족합니다. 그렇지만 좋은 경지가 계속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계속 참선을 해 나갑니다.
▷덕송: 지금 미국 현 상황이 베트남전 이후 상황과 많이 닮았습니다. 그 혼란 때 숭산행원 스님은 허허로운 미국인들에게 참선을 지도하며 미국인들에게 참선의 베넷핏을 가르쳤습니다.
▷학산: 성철스님은 이미 성불되어 있는 우리를 지적하셨습니다. 참선은 쉽습니다.
▷덕송: 동부와 서부 두 군데 다 살아보았지만 참선에 집중해서 할 수 있는 상황이 잘 안됩니다. 그래서 우리 모임에 자부심이 큽니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 2세들의 정체성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방법으로 참선이 대안입니다. 미국인 명상센터가 잘되는 이유는 실생활의 고민을 해결해 줍니다. 그리고 다른 중국/일본/백인 커뮤니티에서 하는 참선방에 가서 때때로 공부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여러분은 어떠세요?
▷유인: 과거에 저희도 몇 번 경험을 했고 그런 계획에 두어 가지의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곳에 가서 수선회 도반님들과 거기 분들과 같이 해보니까 우선 언어가 문제가 되고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어려웠습니다. 또한 저희가 익숙한 한국 선을 도반님들과 따로 얘기하고 배우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저희가 원하는 시간대에 하기는 더더욱 힘들고요.
저 개인적으로는 나름대로 한국 전통선맥을 이어오는 자립형 한국식 선방이 우리 커뮤니티에 하나라도 뿌리를 내려야하지 않겠나 하는 조그마한 염원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곳에 항상 선지식들이 머무를 수 있고 참선하고자 하는 분들이 늘 오셔서 참선/탁마하고 공부에 대한 정보도 얻고 하는 그런 선방입니다. 사찰에 소속된 선방이 있었으면 더 말할 나위 없이 좋을 일이긴 한데요. 저희가 좋은 씨앗의 역할이 되려고 노력합니다. 이 정도의 한국 커뮤니티에 수선회 시민선방 뿐만 아니라 몇 개는 더 있어야 합니다.
▷달오: 제가 여기 10분간의 ‘과학과 종교’라는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랄프 에머슨은 “과학을 두려워하는 종교는 자살행위이며 신을 모욕하는 거다”명상을 하면 대뇌의 다른 기능은 잠잠해지고 필요한 한 곳에만 에너지가 집중합니다. 저의 과학과 불교에 관한 프레젠테이션은, 약 4년쯤 전 삼보사에서 청소년 수련회를 하면서 여상거사님이 준비하신 자료를 많이 활용하였음을 밝혀 둡니다. 수연거사님, 유인거사의 자료와 더불어, 더 최근의 연구 결과를 첨가하여 좀 더 유익한 50분짜리 기초강좌 교재로 만들어 갔으면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수연거사님의 블로그를 만들자는 말씀과 제가 동원되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적으로 지지합니다.
현재의 우리 웹페이지가 얼마나 활용되는지, 얼마나 유용한지를 살펴보고 계획을 세워 여러 회원님들과 의견교환을 해 보겠습니다. 일단 그것을 제석천 프로젝트라 하고 제가 팀 리더를 자원하겠습니다. 프로젝트 데피니션과 플랜을 10월 23일 전까지 작성하고 배부하여 24일 금요일이나 그 다음주 중 편리한 시간에 회원들과 토의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대략적으로 내년 초에는 회원제의 웹싸이트를 운영개시하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한국 언어와 문화 분위기 속에서 편하게 교류하고 수행할 수 있는 자립형 우리 공간을 가지자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타민족이 이룩한 공간을 활용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궁하여 내어본 한 아이디어들이지, 우리들의 공간을 왜 안가지고 싶겠습니까? 우리 시민선방의 맴버들의 원력들이 높고 자질들이 좋으시니, 때가 되면 알찬 열매가 맺어질 것이라고 믿어집니다.
▷유인: 제가 만든 수선회 블로그가 많이 방문할 때는 작년에 한달에 1921명이 이용한 적도 있고 지금도 평균 700명 정도 방문하는데, 문제는 저희 도반님들께서 적극적으로 참여를 못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제가 정토회에 자문을 구해 샘플들을 그누 웹사이트에서 따오려고 계획은 하고 있었습니다. 프로젝트 리드를 자원하심을 감사드립니다. 인터넷을 잘 활용하면 도반님들 서로간에 공부하고 대화하는 창구로서 좋은 도구가 되고 더욱더 젊은 세대들과 가까이 가는데 큰 역할을 하리라고 봅니다.
▷덕송: 토요일 점심공양 모임을 위해 짧은 홈스테이 동안이었음에도 불구하시고 과학과 불교란 주제로 발표 자료를 미리 만들어 오시고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웹사이트 고문으로 수연 거사님, 웹사이트 디렉터로 유인 거사님께서 협력하셔서 우리 수선회 웹사이트의 발전 내지 관리를 추진해주신다면 수선회의 공학적 측면에서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정리-배경순 객원기자> fatt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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