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47 소총과 수류탄으로 무장한 괴한들이 26일 무차별로 총기를 난사한 뭄바이 차하트라파티 시바지 철도역 대합실. 한 철도경찰 관계자는 테러에 놀란 시민들이 대합실에서 뛰쳐나와 대피하는 등 아수라장이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호텔·시장·지하철역 등서 무차별 총격
서방인질 수십명 억류… 테러범·경찰 대치
26일 밤 10시30분. 뭄바이 남부에 위치한 차하트라파티 시바지 철도역 대합실에 여러 명의 괴한이 난입했다. AK-47 소총을 꺼내들어 난사하면서 총에 맞은 사람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아비규환의 밤이 시작됐다.
뭄바이 철도경찰 책임자인 A.K. 샤르마는 “괴한들이 무차별 총격을 가하고 수류탄까지 터뜨렸다”며 “현재 경찰관을 포함해 수십명이 다쳐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말했다.
홍콩 은행인 HSBC에 근무하는 라케시 패텔은 당시 뭄바이 최상급 호텔 ‘타지마할’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젊은 무장괴한 3명이 호텔로 들이닥치더니 외국인들을 모아 놓고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명령한 뒤 갑자기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그는 전했다.
치하트라파티 시바지 철도역, 타지, 오베로이, 트라이덴트 호텔과 마즈가온 지하철 역사 등 외국인과 관광객들로 붐비는 뭄바이 번화가 곳곳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한 테러로 지금까지 85명이 사망하고 250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오베로이와 타지 호텔 등에서 테러범들과 경찰 간의 대치가 수 시간째 이어지고 있으며 인도군이 대치장소로 이동 중이라고 현지 TV 등이 보도했다. 경찰은 뭄바이 시내 전역에 경계령을 발령한 채 테러범 진압에 나섰으며 총리실은 사건 현장에 군 병력을 투입했다. 폭탄이 터진 오베로이 호텔 로비는 불길에 휩싸이고 추가 폭발도 발생해 사상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목격자들은 테러범들이 특히 영국인들과 미국인 여행객들을 겨냥했다고 전했다. 타지 호텔에서 탈출한 파텔은 테러범들이 미국과 영국 여권을 소지한 사람들을 찾았다고 말했다. 오르베이 호텔에 있었던 다른 영국인 목격자도 한 인질이 이탈리아에서 왔다고 말하자 풀어줬다며 테러범들이 영국인과 미국인들을 찾았다고 전했다. 당국은 타지 호텔에 7~15명의 외국인들이 인질로 억류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베로이 호텔에도 인질들이 억류됐으나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이슬람단체인 데칸 무자헤딘이 이번 동시다발테러를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고 인도 pti통신이 보도했다.
테러범으로 추정되는 무장 괴한이 인도 TV 스카이 뉴스 카메라에 포착된 모습. 이날 동시다발 테러로 최소 80명이 숨지고 250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백악관은 26일 테러 행위를 규탄하고 테러 직후 벌어진 인질사태를 계속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벤 창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대변인은 현재 미국인 희생자에 대해 알려진 것이 없다며 추수감사절 연휴를 위해 캠프 데이비드 별장으로 떠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진행상황을 계속해 보고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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