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초버나도 고등학교 톰 파버 선생이 낸 시험지 아래에 광고문구가 들어 있다. <샌디에고 유니온 트리뷴>

교육 예산 모자라자 돈 받고 기업체 홍보
“상업화 우려” “학부모들 격려 광고” 논란

경기침체의 여파가 학교 시험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수학 교사가 시험지 복사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시험지에 광고를 실어 화제가 되고 있다.

샌디에고 교외 랜초버나도 고등학교에서 미적분을 가르치는 탐 파버는 최근 교육구에서 교재 예산을 3분의1 삭감하면서 고민에 빠졌다.

시험지 복사비용이 장당 3센트씩 연 500달러에 이르는데 복사비용 예산은 316달러로 턱없이 부족하게 된 것. 파버는 그러나 AP 시험 등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학생들이 실전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시험을 많이 내주고 싶었다.

따라서 생각해 낸 대책이 시험지에 광고를 올리는 것이었다. 퀴즈 시험지에 내는 광고는 10달러, 중간 시험은 20달러, 그리고 기말시험은 30달러로 책정했다.

지난주 추수감사절 직전 샌디에고 매거진과 샌디에고 유니언-트리뷴에 그의 계획에 대해 소개하는 기사가 나간 후 파버가 추수감사절 연휴에서 돌아왔을 때에는 이미 75건의 광고 제의 이메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까지 350달러의 광고를 수주한 상태로 기말고사 광고는 매진됐다.

학교의 상업화를 우려하는 워싱턴 단체 ‘상업화 경계’의 로버트 와이스먼은 이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광고주들이 돈을 지불하는 이유가 있다며 이는 어린이들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파버는 그의 광고의 3분의 2는 학부모들이 지불한 격려성 광고였다고 말했다.
전국교육협회(NEA)에 따르면, 교사들은 평균 430달러의 자비를 교재 비용으로 지출한다. 이스트 오클랜드의 한 차터스쿨 교사의 경우 2,000달러의 자비를 교재 구입에 사용했다.

그러나 최근 ‘기부자선택’(DonorsChoose.org)이라는 웹사이트가 인기를 끌면서 많은 교사들에 도움의 손길이 닿고 있다.

2000년에 설립된 이 웹사이트는 교사들이 교재 및 교실 프로젝트를 직접 게시, 기부자들이 마음에 드는 프로젝트를 선택할 수 있는 웹사이트로 지금까지 6만5,000여개의 프로젝트를 위해 총 2,600만달러의 기부금을 모금했다. <우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