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교계 내의 보수-진보간 갈등 다뤄
존 패트릭 쉔리의 퓰리처와 토니상 수상작인 동명 연극을 원작으로 만든 강렬한 드라마로 대사와 연기가 뛰어나다. 확실한 근거가 없는 도덕적 확신이 잘못 나가 일으킨 비극에 관한 지적이요 영혼을 빨아들이는 힘찬 드라마인데 종교계 내의 보수파와 진보파의 갈등과 함께 가톨릭을 비롯한 종교의 비융통성을 비판하고 있다.
1964년 브롱스의 니콜라스 가톨릭 학교. 교장은 알로이셔스 보비에 수녀(메릴 스트립)인데 그녀는 질서와 원칙만을 강조하는 초보수적인 사람. 학교를 순찰하면서 아이들에게 호령을 하고 잘못된 것만을 보려고 하는 ‘지옥에서 온 악마’와도 같은 여자다. 이 여자에게 걸렸다 하면 에누리가 없어 아이들은 그녀만 보면 벌벌 떤다.
한편 이 성당의 주임신부는 진보적이요 자유사상을 지닌 플린(필립 시모어 하프만). 알로이셔스는 플린이 하는 설교 내용을 비롯해 모든 것이 마음에 안 든다. 그래서 호시탐탐 그의 실족만을 노린다.
그런데 학교의 8학년 담임으로 예쁘고 성실한 제임스 수녀(에이미 애담스)가 자기 반 학생으로 이 학교의 유일한 흑인인 도널드에게 플린이 특별한 관심이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별 생각 없이 하면서 알로이셔스의 플린 제거작전이 시작된다. 도널드는 플린의 미사시간의 복자.
플린을 증오하는 알로이셔스는 무조건 플린이 성희롱자라고 판단을 내리고 집요하게 플린에게 잘못을 시인하라고 몰아붙인다. 처음에는 이를 터무니없이 여기던 플린은 알로이셔스가 자기를 제거하려는 것을 깨닫고 그녀의 공격에 치열하게 맞선다. 둘 간에 나누는 설전은 총칼 없는 전쟁으로 격렬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증오와 편견의 흉악한 모습이 소름 끼칠 정도로 노골적으로 드러나 몸에 찬 기운을 느끼게 된다. 이런 경우는 우리 사회 모든 면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것이어서 내용이 아주 절실하게 느껴진다. 스트립과 하프만과 애담스가 호연하는데 특히 도널드 어머니로 잠깐 나오는 바이올라 데이비스가 격정과 슬픔과 통한이 교차하는 연기를 뛰어나게 한다. PG-13. Miramax. 아크라이트, 랜드마크.
초보수적인 수녀 메릴 스트립과 진보파 필립 시모어 하프만은 일종의 세력다툼을 벌인다.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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