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짐 캐리(인터뷰 위크엔드 13면)가 심한 액센트로 한국말을 많이 하는(서브플롯을 위한 수단인데 플롯이 황당무계하다) 기운 없는 코미디다. 만사에 부정적인 남자가 만사에 ‘예스’를 하면서 그의 인생이 변한다는 얘기인데 너무 평범하고 무덤덤하다. 하나의 완성된 얘기라기보다 에피소드 식으로 가볍게 즐길 수는 있지만 플롯과 연기 모든 것이 가냘프다. 캐리의 미친 듯이 날뛰는 에너지 충만한 코믹 연기가 아쉽다.
3년 전에 이혼 당한 뒤 풀이 죽어 사는 은행 론 오피서 칼(캐리)은 직장 외에는 두문불출 하면서 DVD만 빌려다 본다. 그의 두 친구는 어떻게 해서든지 칼을 밖으로 끌어내려 하지만 칼은 이들의 모든 제안에 한사코 “노”다. 칼은 우연히 만사에 “예스”라고 답하면 만사형통이라고 강론하는 현대판 도사(테렌스 스탬프)의 모임에 참석했고, 이 도사에게 앞으로 모든 것에 “예스”라고 답하겠노라고 약속한다. 그런데 진짜로 칼이 어떤 일에 “예스”라고 답하면 그에게 좋은 일이 생기고 그렇지 않을 경우엔 불상사가 일어난다.
이 “예스” 덕분에 칼은 예쁘고 자유로운 클럽 가수 앨리슨(주이 데샤넬)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 밖에도 칼은 한국어를 배우고 번지점프를 하고 또 기타도 배우면서 생기 넘치는 인간이 된다.
‘노 맨’이었을 때의 칼은 대부를 신청하는 고객들에게 모두 ‘노’라고 했는데 이젠 터무니없는 신청에도 ‘예스’라고 도장을 찍어준다. 그런데 이 일로 칼은 뜻밖에도 승진을 하게 된다.
한국어 에피소드는 칼이 앨리슨과 함께 즉흥적으로 오클라호마에 놀러갔다가 LA로 돌아오기 위해 항공권을 살 때 FBI 요원에 체포되는 부분에서 사용된다. 한국어를 배운 이유가 북한과 접선하기 위해서가 아니냐는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칼 외에 재미있는 인물은 매사에 별명 붙이기와 영화를 본 딴 파티 열기를 좋아하는 칼의 상사 노만(라이스 다비).
할리웃 보울과 그리피스 팍 등 LA의 명소들을 칼과 앨리슨의 로맨스의 배경 장소로 잘 사용했다. 페이턴 리드 감독.
PG-13. WB.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짐 캐리가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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