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하고 문을 닫고, 일자리가 잘려나가면서 이제까지 별 탈 없어 보이던 상업용 건물들이 위기를 맞을 조짐이다. 미 전국의 대부분 대도시에서 사무실 빌딩 공실률이 10%를 넘어서고 있다. 빌딩 공실률은 2009년을 지나면서 더 급속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상업용 빌딩 모기지 파동이 예상되고 있다.
구조조정, 폐업으로 빈 사무실 급증
전국 사무실빌딩 공실률 10% 넘어서
2009년은 상업용부동산‘최악의 해’전망
뉴욕에서 시카고, LA에 이르기까지 상업용 건물에 빈 사무실이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자동적으로 렌트 수입이 줄어들면서 부동산 가치는 더 떨어지게 된다. 도시 대지 연구소는 1991년-1992년 홍역을 치른 이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2009년 최악의 해를 맞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이제까지 주거용 부동산 시장 붕괴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상업용 부동산으로 인한 어려움은 아직 없었다. 그러나 상업용 건물 공실률이 늘어나면서 임대 수입이 줄어든 많은 건물주들이 올해 상업용 모기지 재융자를 필요로 하게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융자 조건을 까다롭게 만든 금융기관들이 융자를 꺼리게 되면 소유주들은 모기지 상환을 제때 못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은행에서부터 은퇴기금, 보험회사, 헤지펀드 그 외 모기지 파생상품에 연루된 많은 기관들이 한바탕 또 어려움을 겪게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상업용 부동산이 은행들에게 다음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뱅크 오브 어메리카, JP 모건 체이스, 모건 스탠리 등 대형 은행들은 저마다 수백억 달러 상당의 상업용 부동산 증권을 가지고 있고 직접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를 하기도 했다.
지방 은행들은 상황이 더 나쁠 수도 있다. 지난 10년 동안 전국규모 은행들이 크레딧 카드나 소비자 모기지 영업을 독차지 하면서 이들 지방 은행은 주로 상업용 부동산 융자에 치중해 왔었다. 지난 6년 동안 이들 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융자 비율은 거의 2배로 늘어났다.
그리고 주택융자가 덩어리로 만들어져 파생상품으로 투자자들에게 팔렸듯이 상업용 부동산 융자도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2006년과 2007년 상업용 부동산 융자의 거의 60%는 증권으로 탈바꿈했다.
많은 상업용 부동산 소유주들은 현재 주택소유주들이 맞고 있는 딜레마에 조만간 빠질 전망이다. 융자기관이 한 군데라면 가서 협상이라도 해볼 수 있지만 대개 여러 갈래로 찢겨져 여러 투자자에게로 팔려나갔으니 하소연 할 대상도 찾기 어렵다. 투자자 마다 제각각 이해가 다르기 때문이다.
공실률 상승이 예측되는 대표적인 지역은 우선 캘리포니아의 오렌지카운티이다. 이곳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중심 지역이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융자기관들과 타이틀 회사들이 밀집해 있다가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대형 은행들이 인수합병으로 규모를 줄이면서 대책이 없어 보인다.
오렌지카운티의 공실률은 지난 2006년 7%에서 18%로 뛰어올랐다. 전국에서 그만큼 심각한 지역으로는 템파가 꼽힌다.
아울러 금융기관들이 밀집해 있던 뉴욕 역시 금융업이 쇠퇴하면서 사무실 공실률이 올라갈 전망이다. 금융기관들이 사무실 공간을 마구잡이로 차지하면서 임대료가 최고로 뛰어올랐던 뉴욕에서는 수년래 처음으로 공실률이 10%를 넘어섰다.
아울러 공실률이 갑자기 치솟는 지역은 휴스턴과 달라스. 이들 지역은 천정부지로 치솟던 유가와 에너지 산업 확장으로 최근까지 불황을 타지 않았었다. 현재 16.3%인 달라스의 공실률은 올해 19%까지 뛰어 오를 것으로 지역 부동산 브로커는 전망했다.
경기침체로 많은 도시들이 어려움을 겪는 동안 달라스와 휴스턴은 원유와 천연가스 산업으로 번창 일로에 있었다. 그런데 지금 이들 분야가 갑자기 멈춰버린 것이다.
시카고에서는 건축 중이던 고층빌딩들이 이제 완공을 앞두고 있는 데 사무실 임대 수요가 말라버렸다. 시카고에서는 몇 주전까지만 해도 최악의 시나리오로 생각되었던 것이 지금 현실로 드러날 조짐이다.
10% 수준으로 안정적이던 공실률이 지금 급속히 뛰어오르기 시작, 2009년에 17%에 도달할 것 같다. 2009년 시장이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남는 공간을 미리미리 없애버리려 애쓰기 때문이라고 한 전문가는 말한다.
불경기가 광범위하게 퍼져서 2009년 중반이면 전국 어느 지역에서건 공실률이 2-5% 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샤핑 센터들도 문제가 심각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고속도로를 따라 건축이 중단되거나 텅빈 샤핑 센터가 부지기수이다.
전국의 메트로폴리탄 지역에서 최근 완공되었거나 건축 중인 사무실 공간은 840만 평방피트에 달한다. 그런데 그중 80%는 아직 임대계약을 맺지 못한 상태이다. 그 결과로 공실률은 11%에 달하고 계속 상승 중이다.
건물주들은 렌트를 내리는 방안들을 동원하고 있지만 결국 그것이 건물주들을 더욱 어렵게 한다. 사무실 빌딩이나 호텔, 샤핑센터 등 상업용 건물 매입 당시 건물주들은 렌트가 계속 오르리라는 가정 하에 건물에 대한 융자를 받았다. 소유주들은 보통 5년, 7년. 10년 만기 융자를 받으면서 이자만 내다가 융자상환기가 되면 필요한 만큼의 액수를 재융자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는 재융자가 어렵고 재융자가 안되면 융자기관과 타협을 하거나 건물 열쇠를 은행에 넘기는 외에는 별 방법이 없다.
대부분의 소유주들은 부동산 가치의 50-70%에 해당하는 융자를 받았다. 게다가 2006년과 2007년 한창 시장이 번창했을 때 일부 소유주들은 시가의 90%, 혹은 건물가격 보다 더 많은 액수를 빌렸다.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만 가능한 전략이다. 하지만 그 이후 부동산 가격은 20%나 떨어졌다.
전국적으로 이미 1,070억 달러 규모의 사무실 건물, 샤핑 센터, 호텔 등이 채무 불이행이나 차압 등의 위기에 봉착했다. 가장 시장이 큰 뉴욕에서는 총 120억 달러 상당의 268개 부동산이 위태롭다. 총 10억 달러 이상 규모의 상업용 부동산들이 위태로운 곳은 애틀랜타, 덴버, 시애틀을 포함 전국에서 19개 도시가 넘는다.
<뉴욕타임스 - 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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