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모두들 경제가 어려워 렌트비, 세금, 집 페이멘트를 내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런데 모두들 살기가 힘들다고만 말하지 왜 이렇게 살기가 힘들게 되었는가를 생각하려 하지 않는 것 같다. 정부 탓, 은행 탓, 기업 탓… 남의 탓으로 돌리지 내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물론 다는 아니겠지만 내 사무실에서 걱정하는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마음 저 밑에서 솟구쳐 올라오는 것이 있다. 우리 모두 제발 분수를 알고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4~5년 전과 지금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전쟁이라도 나서 국가가 또는 생산시설이 파괴되었단 말인가. 세계적인 가뭄으로 식량 생산이 줄어들었는가. 질병 또는 자연 재해로 인하여 뭔가가 극심하게 변화하였는가.
아니다.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다만 우리 인간들의 과도한 욕심 때문에 경제 질서가 흐트러져서 혼란이 온 것뿐이다. 이번의 혼란은 많이 가진 자들, 부유한 국가들에게 더 많은 걱정으로, 적게 가진 자들에게는 그만큼 적은 걱정으로 다가왔다. 이러한 혼란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치유되지 않겠는가.
그런데 우리 한인들은 다른 미국인들에 비해 더욱 아우성인 것만 같으니 웬일일까. 다 같은 이민자로서 일본계나 중국계는 우리만큼 어렵다고 말하지 않는 것 같다. 물론 우리 한인들은 경기에 민감한 소매업 또는 노동 집약적 건설 분야에 편중된 경제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번쯤은 우리 가계의 소비성향을 돌아보았으면 한다. 그리고 동네마다 있는 대형 교회와 교회의 주차장을 살펴보았으면 한다. 과연 우리가 살기 어렵다고 누구에게 말할 수 있겠는가.
성경의 정금이라고도 할 수 있는 주기도문엔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라고 하였으며, 명심보감엔 “지족상족이면 종신불욕”(知足常足, 終身不辱)이라고 하였다. 오늘 하루 우리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것이 있음에 감사하라는 말씀이 아닐까.
10년 또는 자손만대까지 필요한 것을 위하여 걱정하며, 움켜잡으려 하다가 결국은 지금 소유한 것마저 써보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는 있지 않은가.
내가 지금 가진 부에 대하여, 건강에 대하여, 가족에 대하여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하여 만족해하는 삶을 산다면 일생에 욕되는 곤란을 겪지 않는다는 옛 성현의 말씀을 되새겨야 하겠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세계적인 경기 불황에 정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돌아보는 배려가 필요하다.
어렵지만 그래도 오늘하루 일용할 양식과 건강이 있음에 감사하는 생활을 하면 그 뒤에 많은 축복이 숨겨져 있을 것을 나는 믿는다. 올해는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돌리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추혁춘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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