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를 비관한 동반자살 사건들이 터지고 있다. 지난 27일 LA 인근에서는 40세 가장이 아내와 5남매를 죽이고 자살, 충격을 주었다. 이미 상당한 빚이 있던 이들 부부는 최근 동시에 해고를 당하자 벼랑 끝에 몰린 심정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 같다. 지난 몇 달 사이 유사한 동반자살 사건은 남가주에서만 서너 건이 있었다.
비슷한 사건은 한국에서도 터지고 있다. 사업 실패로 빚에 쪼들린 40대 부부가 28일 야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되었는가 하면 이달 초에는 50대 가장이 아내와 장애자녀 2명을 차에 태운 채 인천 앞바다로 돌진, 동반자살 했다. 개인 사업을 하던 그 역시 불경기로 살길이 막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고새면 감원 발표가 나오는 불안한 시기에 이런 사건들은 사회 분위기를 더욱 뒤숭숭하게 만든다. 지난 26일만해도 미 전국에서 거의 6만개의 일자리가 하루사이에 사라졌다. 현재 미국의 실업률은 7.2%인데 내년 이맘때면 9%로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캘리포니아의 실업률은 이미 9.3%에 달하고 있다. 지난 한해 캘리포니아에서 차압당한 주택이 23만6,000여 채로 전년도에 비해 180% 증가했고, 모기지 연체 케이스는 40만4,000여건에 달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우선 타격을 입는 것은 가정이다. 재정적 스트레스로 감정이 극도로 예민해지면서 가정불화가 늘고, 극한 절망감은 동반자살까지 초래한다. 힘들 때일수록 위안을 얻고 재도약의 근원으로 삼아야 할 가정을 오히려 파괴해버리는 눈먼 행동이 나오는 것이다. 극심한 압박감으로 이성적 판단력이 마비된 결과이다.
경제 한파 앞에서 누구도 안심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한인사회 역시 예외가 아니다. 개인과 가족·친지, 커뮤니티가 힘을 합쳐서 지혜롭게 대처해야 하겠다.
첫째 필요한 것은 개개인의 정신자세이다. 고난 없는 인생은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나만 희생당했다는 피해의식은 절망감을 더할 뿐이다. 강인한 정신력으로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가족·친지들 간의 교류를 더욱 긴밀히 해야 하겠다. 실직이나 파산으로 어려운 가족· 이웃에게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힘이 된다. 관심이 사람을 살릴 수 있다. 셋째, 커뮤니티의 상담기관과 교회 등 종교기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언제고 찾을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아야 하겠다.
생활고가 죽음으로 연결되는 비극이 한인사회에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커뮤니티 전체가 정신적 안전망을 탄탄히 해서 이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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