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x and the City’ ‘The Women’ ‘Nights in Rodanthe’ - 최근에 개봉했던 영화들이다. 이 영화들은 40·50대 여성들의 이야기다. 꼭 나이에 맞춰서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건 아니라 해도, 내가 더 이상 하이틴 영화를 즐기지 않는 것처럼, 사람은 누구나 비슷한 처지나 상황에 놓인 경우에 더 많은 공감을 가지기 마련이다. 근데 나는 아직 서른 언저리인데 왜 40·50대의 사랑이나 일, 그들의 삶에 관심이 가는 것일까.
20대를 보내고 서른을 맞이하고 보니,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총알같이 지나간다는 어른들의 말이 정말 가슴에 와 닿는다. 인생은 덧없다는 말 또한 조만간 내 입에서 자연스레 나올 것 같다. 절대적인 개념의 ‘시간’이 상대적인 개념으로 와 닿는 이유는, 젊은 날의 경험들은 늘 새롭고 다양하며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같은 시간을 살아도 더 길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이 속도라면 나도 곧 영화 속 그들처럼 사오십의 나이에, 지금과는 또 다른 고민과 갈등을 가지고 살아갈 것이다. 조만간 다가올 내 미래를 영화 속 그들의 모습 -조금은 과장된 모습이라 할지라도- 속에서 그려보고 싶은 맘이었던 것 같다.
‘젊음은 한때’라는 말처럼 우리의 삶에서 중년과 노년은 젊음의 시간에 비하면 매우 길다. 그러므로 인생을 잘 살아내기 위해선 젊음의 시간 못지않게 나이 듦에 대한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
나이가 든다고 크게 바뀌는 건 없는 것 같다. 여전히 존재하는 욕망과 현실 사이에서 조금 더 타협하거나, 가족들을 위해 양보하거나 또는 포기하면서 살아갈 뿐. 내가 바라본 부모의 삶이 그랬고, 내 주변의 그 연배의 사람들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들의 삶이 행복해 보이지만은 않았다. 그럼 어떻게 하면 젊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젊게 산다는 것은 나이가 많고 적고의 문제만은 아니다. 늙은이같이 살아가는 20대의 청년이나 20·30대 못지않게 혈기 왕성하게 살아가는 70대의 할아버지를 우리는 종종 목격하지 않는가. 친한 친구의 이모는 50의 나이에 로스쿨을 가고, 함께 일하는 동료의 어머니는 곧 간호학교를 졸업한다. 젊음은 외모의 문제 또한 아니다. 주름 제거 수술을 했다고 삶 자체가 젊어지는 건 아닌 것처럼 말이다. 게다가 주름하나 없는 50, 60의 여인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내가 생각하는 ‘젊은’ 삶의 키워드는 자신의 삶에 대한 열정과 집중이다. 부모가 되면 자식을 위해 모든 걸 집중한다. 물론 그 집중의 결과로 오는 자식과의 사랑 또한 큰 행복일 것이다. 하지만 자식이 부모 품을 떠나고 나면 그 집중의 대상은 사라지고 만다. 결국 자신의 행복은 자신의 삶에서 비롯된다. 자신의 삶에서 만족하지 못하면, 그 무엇으로도 삶은 충족될 수 없다. 일시적인 대리 만족은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잠시일 뿐, 그 대상이 떠나고 나면 그 빈자리는 고스란히 자신의 몫이다.
결국 끊임없는 자기 계발이나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그리고 그에 따르는 노력을 통해 우리는 젊고 행복하게 살아 갈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삶은 나이 듦에 따라 점차 시들해져갈 것이다. 타인을 위한 양보나 희생이라는 명목으로 자신의 원하는 바를 포기하지 말자. 어쩌면 우리는 양보나 희생이라는 말들 뒤로 숨어서 인생에서의 도전을 회피하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 끝은 아쉬움과 후회만 남길 것이다. 지금 내가 20대에 하지 않거나 못했던 일들을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자신을 향해 노력하는 삶 속에서 쌓여가는 20대의 열정과, 30대의 집중, 40대의 노련함과, 50대의 연륜을 통해 그 이후의 삶 또한 아름답고 가치 있게 살아 갈 수 있을 것이다.
‘젊은 생각 2030’의 독자들이여, 5060을 준비하자. 그것은 지금의 젊음 시절을 잘 살아내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일일 것이다.
김진아
캠벨-이월드 시장분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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