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활약하는 한인 모델 유주영씨는 맨하탄 소호의 신발·의류 가게 ‘리리즈 윙크(LiLi’s Wink·262 Mott Street)를 즐겨 찾는다.
여자치고 발이 커서 한국에서는 운동화만 신고 다닌 유씨의 설움을 맘껏 풀어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180cm의 훤칠한 키에 발 사이즈가 260mm(사이즈 9)인 그는 도미 초기 리리즈 윙크에 들러 한 달에 구두를 한 켤레씩 구입했다.
“제가 발이 좀 크거든요. 그래서 한국에서는 운동화만 신고 다녔어요. 리리즈 윙크에는 제 발에 맞는 구두가 많아서 너무 좋아요.”
리리즈 윙크는 한국과 미국의 의류, 신발, 액세서리 등을 판매한다. 가격대는 50달러부터 500달러까지 다양하다. 리리즈 윙크의 미미 이 사장은 “디자인이나 재질면에서 한국산 제품은 손색이 없다”며 “미국에서 구입하기 힘든 아기자기한 한국산 아이템들을 외국인 고객들이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본래 여성 의류 디자이너로 2003년 처음 가게를 오픈할 때에는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상품을 팔기도 했다.두 사람의 인연은 유씨가 리리즈 윙크의 신발을 애용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유씨가 FIT에서 수업을 들으며 생활비를 벌기 위해 리리즈 윙크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게 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언니, 동생으로 발전했다.
유씨는 2001년 SBS 수퍼 모델 출신이다. 인기 탤런트 최여진, 한예슬, 한지혜 등과 같은 해 본선 진출자로 뽑혀 SBS 소속 수퍼 모델로 활동했다. 연기자로, MC로 현재 한국 연예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동기들과 달리 유씨는 한국 무대 대신 패션의 도시 뉴욕을 택하고 2006년 도미했다. 그러나 뉴욕 패션 무대는 동양인 모델에게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유씨는 “유명한 동양인 모델 1명만 여기저기서 불러 쓰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뉴욕 무대는 동양인 모델이 뚫고 들어가기에는 매우 힘든 곳”이라며 “백인 모델들과 경쟁하기 위해서 서양인이 갖지 않은 동양적 미와 멋을 최대한 연출하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굴지의 노력 끝에 그는 2008년 뉴욕 패션 위크에서 의류 브랜드 수차와 조세 두란의 모델로 서면서 뉴욕 패션 무대에 조금씩 발을 들일 수 있었다.
유씨를 포함해 수퍼 모델과의 인연이 잦은 이 사장의 고객 중에는 가수 데이빗 보위의 아내이자 세계적인 수퍼 모델 이만이 있다. 이 외에도 타이라 뱅크와 드라마 ‘길모어 걸스’의 여 주인공 알렉시스 블레델도 리리즈 윙크의 단골이라고.
그러나 전세계 경기 침체로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자 리리즈 윙크는 요즘 불황을 맞고 있다. 소호 비즈니스가 본래 로컬 주민 상대가 아닌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하기 때문이다.이 사장은 “몇 달 전만 해도 유대계 젊은 여성들이 가게에 들러 가격표를 보지도 않고 제품을 대량으로 구입했었는데, 요즘은 이들마저 가격에 무척 민감해졌다”며 “경기가 언제쯤 풀릴지 알 수 없지만 리리즈 윙크가 외국인들에게 한국산 의류 제품을 홍보하는 역할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라 기자>
뉴욕의 한인 모델 유주영(오른쪽)씨가 미미 이 사장과 함께 리리즈 윙크의 상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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