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속담에 ‘차려준 밥상도 못 먹는다’라는 말이 있다. 지금 운영권을 둘러싼 다툼 때문에 공사가 중단된 노인 회관 문제가 꼭 그 꼴이다. 이미 종자돈이 마련돼 공사가 상당히 진척돼 있고 LA시와 한국 정부가 지원을 약속한 회관 건립이 몇 사람의 의견 충돌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구 한국 노인 회관 매각 대금을 노인 회관 건립 기금으로 내놨던 한국 노인회 측은 LA 한인회가 기부당시의 합의를 파기했다며 공사 대금 지불을 거부하는 것은 물론 이미 준 80만달러의 반환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구자온 한국 노인회 회장은 한국 정부 지원금을 빌미로 회관 단독 운영권을 주장한 LA 한인회 때문에 노인 회관 건립이 중단됐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LA 한인회 측은 구 회장의 매각대금 반환 소송 주장에 대해 회관 매각대금 기부 당시 모든 재산관리를 재단에 맡긴 만큼 소송 제기 근거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 회관 건립의 시드 머니는 노인 회관을 판 돈이기 때문에 노인회가 회관 건립에 대해 발언권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 LA 시가 부지를 임대하고 한국의 동포 재단이 지원 의사를 밝힌 것은 LA 한인회의 한인 커뮤니티 대표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일이 성사되려면 두 단체의 긴밀한 협조가 전제돼야 한다.
양쪽 모두 자기주장이 옳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제3자가 볼 때 누가 운영권을 갖느냐는 지엽적인 문제에 불과하다. 이를 놓고 옥신각신 하다 이미 공사가 70% 진척된 회관 건립이 무산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해묵은 노인들의 숙원 사업인 노인 회관 건립이 몇몇 사람들의 고집으로 물거품으로 끝난다면 노인들을 위해 불행한 일일뿐 아니라 LA 한인 사회 전체의 망신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기로 모든 사람 마음이 어두워져 있는데 다시 소송 사태로 인상을 찡그리게 해서야 되겠는가.
회관 부지를 빌려 준 LA시 재개발공사(CRA)는 노인복지회관 부지의 임대주체 및 운영과 관련, LA 한인회 단독으로 되어 있던 노인복지회관의 임대주체를 LA 한인회와 노인복지회관 운영재단 등 두 단체로 변경한다고 결정, 사실상 두 단체의 공동 운영권을 인정했다. 노인회와 한인회는 더 이상 추한 모습을 보이지 말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한발씩 양보해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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