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류헤이(오른쪽서 두번째)가 직장을 잃으면서 집안이 엉망이 된다.
★★★★
가장이 직장을 잃으면서 핵 분열됐던 가족이 수치와 시련과 갈등 끝에 재결합한다는 약간 코미디 터치를 가한 진지하고 사실적인 드라마로 요즘 시의에 잘 맞는 일본 영화다. 한국에서도 이런 일은 흔해 남의 얘기 같지가 않은데 직장을 잃은 남자가 그것을 가족에게 감추면서 어떻게 해서라도 다시 가장의 권위를 되찾으려 하는 모양이 측은하면서도 우습다.
도쿄의 한 회사의 중견간부인 류헤이 사사키(테루유키 카가와)는 갑자기 해고를 당한다. 그는 충실한 현모양처인 아내 메구미(교코 고이주미)와 두 아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매일 출근한다면서 구직센터나 공원을 찾아다니면서 소일한다. 그런데 두 아들은 모두 고지식한 아버지와 거리를 두고 있다. 류헤이는 마침내는 무료 급식소에서 끼니를 때우는데 그가 여기서 역시 실직자인 옛 친구를 만나 서로 실직자인 것을 감추려고 하는 상황이 우습다. 그런데 과연 류헤이는 자신의 실직을 언제까지 가족에게 속일 수가 있을까.
여유가 없는 류헤이와 그의 가족과의 관계는 날이 갈수록 멀어지는데 어느 날 메구미는 우연히 남편이 급식소에 줄을 서 있는 것을 목격한다. 그러나 메구미는 이 사실을 혼자 간직한다. 그리고 장남은 미군에 입대해 이라크 전쟁에 파견된다.
한편 차남 켄지(카이 이노와키)는 학교 점심값을 지불하지 않고 그 돈으로 몰래 피아노 개인교습을 받는데(아버지는 켄지가 피아노를 배우겠다는 것에 반대한다) 그의 여선생 피아니스트는 켄지가 비상한 연주 재능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된다.
필연적으로 가족의 비밀과 거짓말들이 모두 쏟아져 나오면서 류헤이 가족의 일상은 엉망진창이 되는데 어느 날 대낮에 류헤이의 집에 침입한 도둑(코지 야쿠쇼)이 본의 아니게 메구미를 납치 하면서 이 가족의 병이 치유되는 계기를 맞는다(그러나 이 에피소드는 다소 길어 얘기의 흐름을 끊어놓는다). 영화는 음악에 의해 희망적으로 끝난다.
일본 공포영화 전문 키요시 쿠로사와의 서두르지 않는 연출과 카가와의 차분한 연기가 좋다. PG-13. 선셋5(323-846-3500), 모니카4(310-394-9741), 플레이하우스7(626-844-6444), 타운센터5(818-981-9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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