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경찰 총격으로 인한 한인 사망 소식에 한인 사회가 놀라움에 빠져 있다. 그것도 하나는 유아를 태운 여성, 또 하나는 우울증 증세를 보인 장애자라는 점에서 충격은 더욱 크다.
지난 주 경찰은 수지 영 김(37)씨가 제지 신호를 무시하고 도주하자 추격한 후 순찰차로 진로를 막았으며 그래도 김씨가 반항하자 총격을 가해 사살했다. 당시 차에는 김씨의 어린 딸이 타고 있었다. 김씨는 음주 운전 경력이 있으며 이번에도 또 적발될 경우 딸과 헤어질 것을 두려워 한 나머지 순간적으로 잘못된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발생 이틀 후 새크라멘토 인근에서는 우울증 증세를 보인 한인 조셉 한(23)씨가 역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한씨 가족은 도움을 청하기 위해 경찰을 불렀으며 경찰은 한씨에게 수갑을 채운 후 역시 한씨가 계속 저항하자 총격을 가해 살해한 것이다. 한씨를 도우려다 거꾸로 그의 생명을 잃게 만든 가족들의 심정은 다른 사람들이 헤아리기는 어렵다.
경찰은 법 집행을 위해 공권력을 사용할 권한이 있다. 특히 미국 같이 총기가 널리 퍼져 있는 사회에서 경관의 보호를 위해 무기를 꺼내드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강제력을 사용하더라도 이는 상황과 정도에 맞아야 한다. 자세한 것은 조사 결과 드러나겠지만 상식적으로 유아를 태운 여성과 수갑을 채운 장애자에게 총격을 가해 목숨까지 빼앗았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피해자 유족과 지역 한인회 등 관계자들은 경찰의 과잉 대응을 규탄하고 진상 규명과 보상을 요구하는 법적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소수계에 대한 경찰의 폭력은 매우 민감한 문제다. 4.29 폭동의 시발점이 운전 법규를 어긴 로드니 킹에 대한 경찰의 과잉 반응이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여성과 장애자 등에 대해서는 더더욱 각별한 배려가 필요하다.
당국은 이번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파헤쳐 다시는 이같은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한인 사회 지도자들은 인권 단체들과 힘을 합쳐 공권력에 의한 인권 유린을 막고 대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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