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외교전문잡지 포린폴리시(FP)는 23일 인터넷판에서 세계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은 너무 이르다면서 5가지 `잘못된 기대’를 지적했다.
◇ 미국 금융산업 회복 = 미국의 주요 은행들은 최근 큰 순익 기록을 잇따라 내놓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1·4분기 42억달러의 순익을 발표했고 웰스파고 은행도 30억5천만달러의 순익을 발표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금융기관의 좋은 실적을 미국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이 성과를 거두기 시작한 징조로 보고 있다.
잡지는 그러나 1·4분기 금융기관의 실적은 웰스파고가 와코비아를 인수하고 BoA가 메릴린치를 합병하는 등 특수한 요인의 영향이 큰 것이지 실제 영업실적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 중국 제조업 지수 개선 = 중국 정부에 따르면 올해 3월 중국 제조업 부문이 6개월 만에 처음 성장을 기록했다. 산업생산도 지난해 3월에 비해 8.3% 늘었고 소매 매출은 14.7% 증가했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지표를 경기 회복의 징후로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각종 지표가 기관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홍콩의 민간기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제조업 부문이 3월에도 계속 침체국면이었고 실업률도 계속 올라갔다. 잡지는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국내소비 촉진에는 성공을 거뒀지만, 중국 경제의 40%를 차지하는 수출 분야는 아직 그렇지 않다고 평가했다.
◇ 주식시장 호전 = 세계 주요 주식시장이 최근 몇 주 동안 일부 회복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3월초 이래 6주간 23% 상승했고 아시아 증시도 이번 주에 최근 3개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잡지는 그러나 소매 매출과 산업생산, 주택시장 등의 지표가 계속 좋지 않다면서 미국 주식시장의 상승은 실제 경제현상에 훨씬 앞서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누리엘 루비니 같은 경제학자들은 최근 증시의 랠리를 `베어마켓(약세장)’으로 평가했다.
◇ 독일 투자신뢰지수 상승 = 이달 21일 유럽경제연구센터(ZEW)는 6개월 후 경기전망 수치를 보여주는 ZEW 투자신뢰지수가 6개월 연속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올 해 하반기 경기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하는 경제학자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독일 투자자들은 여전히 비관적인 전망을 해야할 여러 요인이 있다고 잡지는 밝혔다. 독일 정부는 다음주 올해 경제전망치를 하향조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지난 2월 제조업 부문 주문이 지난해보다 38% 감소해 추가 실업이 전망된다는 것이다.
◇ 글로벌 협력 증대 = 주요 20개국(G20)은 이달초 런던 정상회의에서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하고 이를 위한 야심찬 계획에 합의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를 두고 글로벌 경제 회복을 모색하기 위한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의는 많은 핵심 분야에서 합의하지 못했다는 것이 잡지의 분석이다. 미국은 국제 금융규제에 반대했고, 유럽국가들은 개별국가의 경기부양책 시행에 반기를 들어 결국 중요한 많은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bo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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