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포워드 ‘AK-47’ 안드레이 키릴렌코(47번)가 레이커스 코비 브라이언트를 제치고 두 점을 뽑아내고 있다.
코비, 야투 25개중 고작 6개 성공
레이커스, 12점차 리드 날리고
재즈에 86-88 석패
코비 브라이언트의 슛이 끝까지 말을 안 듣는 바람에 LA 레이커스가 3연승에 실패했다.
무조건 우승이 목표인 레이커스는 23일 유타 에너지솔루션스 아레나에서 벌어진 NBA 서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1회전 시리즈(7전4선승제) 3차전에서 3쿼터 중반 12점차로 앞섰던 리드를 날리고 86-88로 아깝게 패했다. 마지막 역전 3점포를 포함, 야투 24개 중 무려 19개가 빗나간 코비(18점 6리바운드 7어시스트)의 부진이 치명적이었다.
홈코트에서 2승을 거두면서도 보기에는 답답하기만 했던 레이커스는 이날에도 출발이 더뎠다. 첫 쿼터에 17-28로 뒤져 불안했다. 레이커스는 그러나 식스맨 라마 오돔(21점 14리바운드)을 중심으로 오펜스를 돌리기 시작하며 전세를 뒤집었다.
전반에 39점으로 묶여 4점차로 뒤졌던 레이커스는 3쿼터가 시작되자마자 코비의 이날 유일의 3점포를 신호탄으로 29-17로 몰아쳐 전세를 뒤집었다. 3쿼터 한 때는 12점차로 앞서 승기를 잡은 듯 했다.
그러나 레이커스는 68-60으로 앞서 4쿼터에 들어간 지 3분도 못돼 72-73 역전을 허용했다.
경기 종료 1분 전. 82-82. 재즈가 카를로스 부저(23점 22리바운드)의 골밑슛으로 84-82 리드를 잡았다. 오돔의 인바운드 패스가 코비 브라이언트의 레이업으로 이어지며 다시 84-84 동점이 됐지만 포스트 플레이에 들어간 부저가 파우 가솔(20점 9리바운드)을 가볍게 제치고 화끈한 덩크슛을 터뜨리며 유타 팬들을 열광시켰다.
16.9초를 남겨두고 반격에 나선 레이커스는 5.2초 만에 가솔의 덩크슛으로 받아쳐 다시 86-86 동점을 이뤘다. 하지만 11.7초나 남겼고 데런 윌리엄스가 종료 2.2초 전 점프슛을 정확하게 꽂아 재즈의 시리즈 전적을 1승2패로 끌어올렸다.
레이커스에게 마지막 찬스가 있었지만 코비의 35피트 3점포는 끝까지 골대를 외면했다.
한편 앞서 벌어진 보스턴 셀틱스 대 시카고 불스, 샌안토니오 스퍼스 대 달라스 매브릭스 시리즈 3차전은 플레이오프 경기라고 믿기 어려운 졸전이었다. 불스와 스퍼스가 나란히 싱겁게 드러누웠다.
불스는 디펜딩 챔피언의 안방에서 아깝게 2연승에 실패하고 돌아온 뒤 홈코트에서는 뭇매를 맞고 1승2패의 궁지에 몰렸다. 4쿼터 한때 ‘33’까지 벌어졌던 점수차만 끝에 ‘21’로 줄인 참패였다.
불스-셀틱스 경기가 끝날 무렵 스퍼스는 42-80으로 두들겨 맞고 있었다. 스코어보드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눈 깜짝할 새 승부가 갈려 주전 포인트가드 토니 파커(21분 동안 12점)와 간판 포워드 팀 덩컨(16분 동안 4점)을 일찌감치 벤치로 불러들인 스퍼스도 막판에 허겁지겁 점수차만 줄였다.
서부 3번 시드인 ‘전통의 강호’ 스퍼스가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고작 68점으로 묶인 것도 처음이며, 수비가 약하기로 유명한 6번 매브릭스가 상대를 68점으로 묶은 것 또한 처음이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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