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제5선발 박찬호가 25일 플로리다 마이애미 돌핀스테디엄에서 벌어지는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주말 원정 3연전 시리즈 2차전에 시즌 3번째로 선발 등판한다. 지난 2번의 선발등판에서 모두 부진을 보이며 현재 승패없이 방어율 8.68을 기록중인 박찬호로선 어쩌면 어렵게 따낸 제5선발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 여부가 걸려있는 중요한 경기다.
박찬호는 올 스프링캠프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마저 포기하며 선발경쟁에 총력을 기울인 끝에 좌완투수 J. A. 햅을 간발의 차로 따돌리고 제5선발로 낙점을 받는데 성공했다. 21⅓이닝을 던지며 방어율 2.35를 기록한데다 무엇보다 삼진을 이닝당 1개가 넘는 25개나 뽑아낸 반면 포볼은 단 2개에 그치는 눈부신 피칭으로 그를 중간계투요원으로 생각했던 필리스 지도부의 생각을 바꿔놓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막상 정규시즌이 시작되자 시범경기 때의 위력적인 모습이 나오지 않고 있다. 두 차례의 선발등판에서 모두 타선의 지원을 받아 패전을 면했고 총 3경기에서 9⅓이닝동안 홈런 2방 포함, 15안타로 9실점하며 방어율이 8.68까지 부푼 상태다. 삼진 5개, 포볼 4개도 시범경기 때완 큰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 5선발 교체여론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필리스의 찰리 매뉴얼 감독은 겨우 2번의 등판 결과를 가지고 선발교체를 거론하기엔 시기상조라며 당분간 박찬호에게 계속 선발기회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박찬호는 지난 19일 마지막 등판에서 5이닝동안 4실점했지만 이중 2점은 수비수의 실수가 없었더라면 내주지 않았을 점수였다. 적어도 시범경기 때만큼 위력적이진 못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방어율이 9점대에 육박할 만큼 못 던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박찬호가 당장 이번 등판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런 감독의 인내는 오래가기 않을 것이다. 이번 말린스전에서 시범경기 때 위력적인 모습을 되살려내야 한다. 필리스(6승8패)는 현재 선발진 가운데 방어율이 5점 이하인 선수가 하나도 없을 만큼 선발 전원이 부진한 스타트를 보이는 바람에 NL 동부조에서 선두 말린스(11승4패)에 4게임반차로 뒤져 있다. 이런 때 조 선두팀을 상대로 박찬호가 인상적인 피칭으로 팀에 승리를 안긴다면 그 효과는 시즌 내내 지속될 것이다.
상대인 말린스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원정에서 3게임 싹쓸이 패를 당하는 바람에 기세가 한 풀 꺾였으나 올 시즌 11승1패로 신들린 스타트를 끊은 팀. 또 마운드 상대인 크리스 볼스태드(2승, 2.76)는 리그 2년차인 22세의 영건으로 올해 첫 2번의 선발등판에서 12이닝동안 삼진 11개를 솎아내며 5안타로 2점만을 내주고 승리를 따낸 만만치 않은 상대다. 쉽지 않은 승부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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