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이 누나! 하늘같은 물인데, 보리밭처럼 움직여.” 영화 애니메이션 “오세암”에서 나오는 다섯 살 ‘길손’이가 눈이 먼 ‘감이’ 누나에게 바다를 묘사해주는 장면입니다. 길손이는 가는 곳마다 앞을 보지 못하는 누나를 위해서 자세하게 묘사를 해주지요.
시냇가도, 새도, 하늘도, 바다도. 하지만 길손이는 한 가지 묘사할 수 없는 일이 있어서 걱정입니다. 이렇게 긴 여정을 떠난 이유는 바로 엄마를 찾기 위해서인데, 자신은 정작 엄마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고, 엄마의 얼굴을 아는 누나는 눈이 멀어 앞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한 스님에게서, “마음의 눈을 뜨게 되면, 눈을 감고도 볼 수 있단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집니다.
스님이 한겨울에, 동안거공부를 들어가실 때, 길손이도 따라나섭니다. 겨울 산꼭대기 암자를 찾아가는 길은 길고도 험합니다. 가는 길에 스님이 묻지요. “우리 길손이 산에 올라가면 어떤 공부를 할까? 글자 공부를 할까?” 그러자 길손이는, “에게, 그렇게 시시한 공부는 안 해. 나는 눈을 감고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뜨는 공부를 할 거야. 그래서 감이 누나에게 알려줘야지. 그러면 엄마를 만났을 때 바로 알아볼 수 있잖아.”
샤카족의 왕자로 태어난 부처님께서는 우연히 인간의 생노병사의 고통을 지켜보게 되시고, 그 고통을 해결할 방법을 찾기 위해 부귀영화의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출가의 길을 단행하십니다. 그리고 긴 수행 끝에 깨달음을 얻게 되지요. 그리고 2500년이 지난 오늘에까지 부처님께서 깨치신 진리의 등불은 계속 되고 있습니다. 얼마나 밝은 지혜의 불이기에 시공간을 초월하여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삶을 인도하고 있을까. 그것은 다름 아닌, 길손이의 소원처럼, “눈을 감고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뜨는 법”을 깨치시고 그 마음의 빛을 전하게 하셨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압니다. 이렇게 글을 쓰고, 생각을 하고, 말을 하고, 밥을 먹고, 일을 하는 이 모든 것이 바로 마음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마음을 깨치셨고, 또 “마음이 곧 부처다.”라고 하셨는데, 그 뜻이 무엇일까를 알게 되면 길손이의 소원을 이루는 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그리고 원불교를 여신 소태산 대종사님의 깨달음의 날을 맞이하여 나는 부처님과 대종사님께서 깨달으신 이 마음을 알아차리고 살아가는가 가만히 봅니다. 무명에 가려 잊을 때도 있지만 부처님께서는 깨치신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그 마음이 원래 시공간을 초월하여 시작도 끝도 없이 영원히 밝게 비추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습니다. 다시 바라보고, 느끼고 하는 거기에 하나도 빠짐없이 온전하게 다 갖추어 있으니까요. 부처님과 대종사님의 깨침이 바로 우리의 깨달음이 되도록 그리하여 부처님 오신 날과 소태산 대종사님의 대각의 기쁨이 전 세계 곳곳에 봄꽃처럼 곳곳에 피어나기를 간절히 염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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