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무료 관광을 떠난 아름다운 고국방문 참가자들이 출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하나투어
독거노인 16명에 무료여행
수십 년간 여러 가지 이유로 고향을 등졌던 한인 독거노인들이 단체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아시아나항공과 하나투어가 ‘아름다움 고국방문’ 프로그램 참가자 16명에게 고향 방문 기회를 제공해 화제다. 22일 출발에 앞서 하나투어 본사 앞에 모인 16명의 한인 독거노인들은 수학여행을 떠나는 어린아이처럼 들뜬 모습이었다. 출발행사에는 행사를 기획한 아시아나 항공 조규영 미주본부장, 하나투어 이영문 지사장 등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해 떠나는 노인들을 환송했다.
아시아나항공과 하나투어는 지난 한 달간 경제적 이유로 15년 이상 고국을 방문할 수 없었던 65세 이상 한인 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사연을 접수해 선발된 16명의 한인 노인들에게 한국행 왕복 항공권과 3박4일간 이천 도자기축제, 수원성 등을 돌아볼 수 있는 관광기회를 무료로 제공했다.
한국에 있는 어머니의 산소가 철거 예정이라는 소식을 들었지만 한국에 나갈 형편이 안 돼 발만 구르던 80대 할아버지, 6.25때 전사한 남편을 한국에 남겨둔 채 미국 이민 길에 올랐다 생활에 쫓기다 23년간 한 번도 한국에 가보지 못한 80대 할머니, 같이 이민 온 아들이 한국으로 나가버리는 바람에 홀로남아 20년간 한국에 있는 고향을 그리워하던 70대 할아버지 등 16명의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사연은 지나간 긴 세월만큼이나 구구절절했다.
86년 이민 와 사우스LA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며 힘들지만 보람찬 이민생활을 시작했던 김모씨는 4.29폭동으로 모든 것을 잃고 2000년에는 중풍으로 쓰러지는 등 고초를 겪으면서도 항상 고향을 다시 찾겠다는 희망으로 버텨왔다. 김씨는 “한국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다”며 “소중한 기회를 마련해 준 아시아나항공과 하나투어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사연 심사를 맡았던 아시아나항공 구본성 차장은 “참가를 신청한 한인 독거노인들의 사연을 살펴보며 힘들었던 시기 미국으로 이민 와 피땀으로 한인사회를 일군 1세 노인들의 수고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하고 “이러한 뜻 깊은 행사에 아시아나 항공이 함께 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번 방문단 중 선발됐으나 함께 하지 못하신 분들이 계신다”고 밝히고 “그분들도 모두 앞으로 더 좋은 일 많으시고 기쁨 가득하시라고 응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나투어 이영문 지사장은 “경제난으로 다들 어려운 상황에서 고향을 떠나 이역만리에서 생활하는 독거노인들의 고통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라며 “이러한 때에 ‘아름다운 고국방문’과 같은 행사를 마련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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