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여학생이 생모의 학대와 부친의 사고 등 어려운 가정환경을 딛고 장학생으로 공군사관학교에 진학, 주위의 귀감이 되고 있다.
엘리콧시티 소재 마운트 헤브론고를 26일 졸업한 이선영(17)양은 일주일 전 학교 우등생 시상식에서 공사 입학담당관인 라운스버리 대령으로부터 졸업까지 40만달러 상당의 학비를 지원하는 장학증서를 전달받았다. AP 과목 수강 등을 통해 평균학점이 만점을 넘는 4.52로 교장상까지 수상한 이 양은 이 기쁨을 자신을 위해 헌신한 양어머니 문명옥(46)씨와 눈물로 나눴다.
이 양의 어린 시절은 회상조차 하기 싫은 악몽같은 삶이었다. 부모와 세 자매가 단란했던 가정은 모친이 특정종교에 빠져들면서 풍비박산 났다. 부친과 이혼한 생모는 세 자매를 폭행 등으로 학대했고, 교육조차 제대로 시키지 않았다.
이 양은 9살 때인 2000년 다른 자매와 함께 크리스마스날 부친의 집에 놀러왔을 때 모친의 학대를 호소하며 집에 돌아가지 않겠다고 해 그 때부터 2년전 부친과 재혼한 문씨와의 생활이 시작됐다. 문씨는 8학년이 되어도 글을 읽지 못하는 큰 딸, 4학년이지만 구구단도 외우지 못하는 둘째 딸 이 양, 대인기피증세를 보이는 막내딸을 정상적으로 만들기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 양 가족에게 불행은 물러가지 않았다. 2007년 9월 건축사업을 하던 부친이 건설현장 3층에서 추락, 전신불수가 되면서 집안도 함께 추락했다. 문씨는 자녀 교육에 남편 간병까지 다 떠안아야 했다. 문씨는 그동안의 고민과 고생으로 인해 머리카락이 다 빠져 늘 모자를 쓰고 다닌다. 하지만 문씨의 피눈물나는 노력은 서서히 결실을 보이고 있다. 병원에서 평생 몸을 움직이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던 남편 이창복(50)씨는 한쪽 팔과 두 다리를 움직일 만큼 호전되고, 큰 딸 유림(22)씨는 미 육군에 입대, 이라크에 참전한데 이어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위해 훈련을 받고 있다. 언니와 같은 고교에 진학하는 막내 앨리스(12)는 이달 초 총영사배 태권도대회에서 품세와 겨루기 레드벨트 부문에서 우승했다.
이 양은 어려운 집안 형편을 감안 공사에 지원했다. 이 양은 공사 입학 요건을 맞추기 위해 체중을 40파운드나 감량했다. 이 양은 공사 졸업 후 의학공부를 할 계획. 이 양은 “공부와 국가에 대한 충성을 동시에 할 수 있어 공사를 택했다”며 “의사가 되어 어려운 이들을 돕고 싶다”고 밝혔다.
유단자인 이 양과 막내에게 태권도를 가르친 장종철 관장(장스태권도장)은 “이 양 자매가 태권도를 익히며, 명랑하고 적극적이며 긍정적인 사고를 길렀다”고 칭찬했다.
문씨는 “그래도 가진 게 더 많아 감사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며 삶의 용기를 잃지 않았다.
<박기찬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