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 보면 보스턴 셀틱스도 지난해 플레이오프 시리즈마다 쩔쩔 맨 끝에 어렵게 결승 무대에 올라 챔피언의 꿈을 이뤘다. 1, 2라운드 연속 최종 7차전까지 끌려가며 스타일을 구겨 정작 2007~08 NBA 파이널스에서 LA 레이커스와 맞붙었을 때는 열세가 예상됐지만 ‘언더독’으로서는 의외로 쉽게 레이커스를 꺾고 구단 역사상 17번째 타이틀을 따냈다.
1회전을 4연승, 2회전을 4승2패, 서부결승을 4승1패로 간단히 끝낸 레이커스는 1차전 패배로 포스트시즌 들어 처음으로 추격전에 나서게 된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반면 셀틱스는 1, 2회전의 역경을 딛고 일어서며 훨씬 단단해진 것이었다.
올해의 레이커스가 바로 그런 모습이다. 1라운드에서는 유타 재즈에 번번이 막판 추격을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KO펀치가 없어 답답했다. 그리고 2라운드에서는 야오밍이 발 부상으로 빠진 휴스턴 로케츠에 두 차례나 녹다운을 당하며 최종 7차전까지 끌려갔다. 아무리 홈코트가 아니라고 해도 간판스타가 빠진 상대에 두 번이나 KO패를 당한 팀을 도저히 우승후보로 보기 어려웠다.
덴버 너기츠와의 서부 결승 시리즈에서 들어서도 1차전은 코비 브라이언트 덕분에 “억지로” 건졌다는 인상이 짙었다. 그리고는 2차전에서 지며 홈코트 이점을 빼앗겨 탈락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하지만 레이커스는 원정 3차전에서 홈코트 이점을 탈환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덴버에서 2승2패 타이를 이루고 돌아온 레이커스는 27일 홈코트 5차전에서 마침내 우승후보다운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103-94로 승리,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2년 연속 ‘NBA 파이널스’ 진출에 1승 앞으로 다가섰다. 특히 이날 마지막 4쿼터에 상대를 압도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레이커스는 1969년 이후 7전4선승제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먼저 3승을 따낸 후 패한 적이 없다. 필 잭슨 레이커스 감독도 먼저 3승을 따낸 플레이오프 시리즈 승률이 94%라는 점을 감안하면 큰 이변이 없는 한 올해는 레이커스와 올랜도 매직이 NBA 패권을 다툴 전망이다.
매직과 클리블랜드 캐발리어스도 작년 셀틱스와 레이커스 같은 프로필이다. 매직은 필라델피아 76ers와 셀틱스에 끌려 다니며 강해진 반면 캐발리어스는 전승으로 동부결승에 진출, 처음 맞은 곤경을 극복할 경험도 없고 정신력도 안 되는 것이다.
한편 레이커스 대 너기츠 시리즈 6차전은 29일 덴버의 펩시센터에서 벌어진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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