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를 비롯한 미 주요 도시에서 평통은 한인사회 대표 단체의 하나다. 평통 회장은 한인회와 총영사와 함께 그 지역 주요 인사로 대접받으며 회원들과 1년에 한 번씩 청와대로 가 대통령을 만나는 영예를 누린다.
이런 이유로 이름을 내고 자신을 인정받으려는 사람들에게 평통 위원 자리는 선망의 대상이다. 이 때문에 민주 평화 통일 정책에 관한 자문을 하는 본래의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감투를 노린 싸움과 투서, 회비를 둘러싼 추문, 회원 간의 갈등 등 부끄럽고 시끄러운 일이 자주 일어났던 것이 사실이다. ‘평통이 병통’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한국 정부는 4일 미주 등 해외 평통 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회원들이 대폭 물갈이 된데다 남가주의 경우 처음으로 LA와 오렌지카운티 평통이 분리된 것이 눈에 띈다. 회원 수도 LA가 170여명인데 오렌지가 110여명으로 인구 비례로 보면 과도할 정도로 배려를 해줬다. 오렌지 일부 한인들 숙원이 해결된 셈이다.
그러나 이 문제가 해결됐다고 해 새 평통이 잠잠할 것 같지는 않다. 일부 회원들이 LA 신임 회장이 낯선 인물이라고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서희 신임 회장은 30년 가까이 LA에 거주하며 SAT II 한국어 진흥재단 창립멤버로 일하는 등 조용히 봉사활동을 해 온 인물이다. 평통에 오래 몸담은 사람 혹은 회원들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 회장이 돼야 한다는 생각은 평통의 성격을 잘못 이해한데서 나온 것이다.
평통 지역 회장의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대통령이 보기에 현 정부의 통일 정책을 바로 이해하고 통일에 관한 지역사회 의견을 리드할 수 있는 사람이면 된다. 오랫동안 한인사회를 휘젓고 다니면서 분란을 일으킨 사람들보다는 참신한 얼굴이 나을 수도 있다. 이번 새 회장 발탁의 1차 기준이 참신성이었다고 한다.
문제는 앞으로 평통이 본연의 임무를 다 할 수 있도록 이를 이끌고 갈 새 회장의 리더십이다. 평통이 추문과 말썽의 구태를 되풀이하느냐 진정으로 한반도의 평화 통일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느냐는 새 회장단과 회원들의 협력 여부에 달려 있다. 새 회장단과 회원들은 불필요한 다툼으로 한인들을 피곤하게 하지 말고 심기일전해 명실상부한 한인사회 대표 기관으로 거듭나는데 힘을 모으기를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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