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쿠나 마타타”
“하쿠나 마타타?”
“‘라이온 킹에서 나오는 말인데 다 잘 될 거라는 뜻이래요.”
그러지 않아도 남편과 내가 폭 빠져 있는 드라마 ‘사랑해, 울지마’에서 여섯 살배기 준이가 어느 날, 아빠가 힘들어하는 걸 막연히 느끼고 아빠에게 해주는 이 말은 내게 결정타였다! 10년 전쯤, ‘라이온 킹’을 뮤지컬로 본 후 매혹되어 ‘라이온 킹’ 영화를 비디오로 여러 번 보면서 지금까지 그 영화 주제곡을 즐겨 들고 있는데 비디오로 나왔을 때 첫날에만 450만개가 팔릴 정도로 가장 많이 팔린 비디오 중 하나가 되었다고 한다.
‘하쿠나 마타타’ 노래는 영화에서 미어캣 티몬과 흑 멧돼지인 품바가 주인공 사자 심바에게 골치 아픈 지난 일들을 잊고 현재에만 충실해야 한다고 격려하면서 부르는 노래이다. 그 장면을 잊지 못해 나는 지금도 가끔 혼자 흥얼대기도 한다.
또 친구들에게 노래 CD를 편집해 줄 때면 자주 포함하는 바로 그 노래의 가사로 드라마 ‘사랑해, 울지마’에서 여섯 살배기 준이가 아빠를 위로해 주는 것이었다. 준의 아빠 영민은 그 후에 괴로울 때면 자신에게 ‘하쿠나 마타타’라고 나직이 말하며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
뮤지컬 영화인 ‘라이온 킹’은 아카데미상에서 음악상, 골든글로브에서 음악과 코미디 부문 작품상을 받았었고, 개봉하던 1994년 당시 7억8,300만달러가 넘는 전 세계 흥행실적을 달성했고, 그 해에 가장 성공한 영화였다고 한다.
그러나 제작 당시에는 디즈니사에서 같은 시기에 제작하고 있던 다른 애니메이션에 밀려 대우를 받지 못했다고 하는데 이 영화의 노래 작곡을 맡았던 엘튼 존은 하물며 ‘하쿠나 마타타’ 곡을 쓸 때 자신의 경력이 손해를 볼 것이라 생각하기도 했다는데, 예상을 덮고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에까지 올랐었다.
그리고 15년이 지난 지금 한국 드라마의 대사에 인용되어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말로 리바이브 했으니 앞으로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다.
10여 년 전에 ‘라이온 킹’ 뮤지컬을 시카고에서 함께 보았던 친구가 그 후에 한국으로 돌아갔고, 얼마 전에 남미로 장기간 미션을 떠났는데 지난주에 시카고를 다녀갔다. 친구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디즈니 영화를 보는 것이었다.
디즈니의 최근 애니메이션 ‘UP’을 보러가는 차 안에서 나는 친구에게 ‘라이온 킹’ 노래를 들려주었고, 드라마 ‘사랑해, 울지마’ 이야기를 해주었다. 드라마를 안 보는 친구에게 ‘하쿠나 마타타’가 대사로 나온 장면을 이야기해 주자 친구가 웃으며 말했다. 한국으로 돌아갈 때 내가 선물했던 아기사자 심바 인형을 남미에도 데려갔다고. 왠지 그 아기사자 심바를 보면 힘이 난다고. 멀고 낯선 미지의 땅으로 장기간 미션을 떠난 씩씩한 친구에게 손바닥 만한 아기사자 인형이 힘이 된다는 것이었다. 짧은 말 한 마디 ‘하쿠나 마타타’가 준이 아빠에게 위로와 힘이 되듯이.
’UP’을 보고 난 후 친구는 그 영화에서 본 구름을 한동안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주인공 할아버지에게 새롭게 시작된 활기찬 삶도 자주 떠올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디즈니사의 애니메이션의 놀라운 힘을 다시 한 번 느끼는 나의 한 주였다.
이영옥 / 수필가·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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