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란 이름은 1950년대 중반에 생겼다. 유파별로 각양각생이던 품새와 기술, 그 명칭 등이 통합된 것은 그 이후다. 태권도가 지금껏 일궈낸 업적은 눈부시다. 그러나 태권도 앞에 놓인 숙제도 만만찮다. 제3회 국제태권도 심포지엄은 그것을 다시금 보여줬다. 심포지엄 핵심주제인 월드태권도아카데미(WTA) 및 그 커리큘럼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첫째, 일선지도자들의 호응문제다. 그동안 거론된 각종 제안과 구상을 종합하면 WTA는 세계태권도연맹(WTF)의 공식 중앙교육센터이자 4년제 정규대학으로서 ‘태권도 사관학교’와 ‘태권도 종합대학’을 합친 성격이다. 일선지도자 양성 및 재교육 중심이란 점에서는 전자의 성격이, 태권도를 전공하는 정규대학이란 점에서는 후자의 성격이 강하다.
새로운 지도자 양성 측면에서 WTA는 최고권위 교육산실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태권도 실력이나 인격적 문제 등 함량미달 일선사범 재교육은 적지 않은 애로가 예상된다. 바로 이들 때문에 WTA의 존재이유는 더욱 돋보이지만, 바로 이들이 WTA를 도리어 외면할 가능성이 다분한 것이다. 설사 입소교육 의지가 있어도 생업을 일정기간 타인에게 일임해야 하는 등 문제가 따른다. 따라서 장기간 입소교육이 어려운 해외사범들을 위해 ‘평상시 통신교육, 방학중 순회교육’을 활용해 소정의 코스를 마친 뒤 ‘단기 입소교육’을 겸하는 등 탄력적인 운영이 요망된다.
둘째, 커리큘럼의 보편타당성 확보문제다. 태권도는 한국것이라는 좁은 틀을 깨고 한국이 세계에 선사한 문화유산이란 품넓은 사고와 자신만만 긍지를 가져야 커리큘럼에서 지나친 한국(나아가 동양) 색채를 자제하는 등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동양철학 동양언어 동양문화 등의 WTA 교과목 거론에 대해 보다 신중한 접근론이 제기된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셋째, 태권도 자체의 창조적 능동적 진화문제다.
이는 태권도의 원형보존 측면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사안이면서 청소년기에 한번 해보는 운동에 머무는 듯한 현실을 넘어 평생운동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시급히 다뤄져야 할 사안이다. 특히 신체조건이 천양지차에다 수련목적도 각각인 20세 수련자(무술)와 60세 수련자(건강)에게 똑같은 품새와 기술을 가르치는 경직된 지도체계 때문에 건강에 중점을 둔 장년층/노년층 수련생들의 이탈을 초래하고 있다. 바로 그 장년층/노년층 사이에서 중국의 태극권과 건강기공이 하버드의대 등의 고무적 연구결과들을 등에 업고 급속확산되고 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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