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미 팬암기 테러 리비아인
스코틀랜드 당국 본국송환 석방조치에
미, 스코틀랜드에 항의·영국도 곤혹
1988년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미국 팬암 항공기를 폭파시킨 테러범 압둘 바셋 알리 알-메그라히가 본국인 리비아로 송환된 데 대한 국제 사회의 논쟁이 식을 줄을 모르고 있다.
로버트 뮬러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22일 케니 매카스킬 스코틀랜드 법무장관에게 항의 서한을 보내 이번 조치를 “정의에 대한 조롱”이라고 비판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자, 스코틀랜드 정부는 23일 자국의 결정을 옹호하며 ‘응전’에 나섰다.
▲ 스코틀랜드의 ‘방어’ =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총리격인 알렉스 샐먼드 제 1장관은 23일 “미국인들은 때때로 양국의 사법 체계가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지만, 스코틀랜드의 법체계는 미국과 다르며 우리는 우리 식의 정의를 따른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로커비 테러로 숨진 미국인 희생자의 유족들이 이번 결정에 대해 반감을 갖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유족 전부가 그런 감정을 갖는 것은 아니며 특히 영국인 희생자의 유족들은 이번 조치가 합당하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곤혹스런 영국 = 스코틀랜드의 알-메그라히 석방 결정에 모종의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영국 정부는 의혹 축소에 전력을 다했다.
피터 만델슨 사업부 장관은 영국이 리비아의 천연자원 개발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알-메그라히의 송환을 용인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모욕적인 주장”이라며 의혹을 부인했고, 짐 나이트 고용부 장관은 이번 사건으로 스코틀랜드 및 영국의 대미관계가 손상을 받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밝혔다.
▲미 정계, 비판 이어가 = 스코틀랜드의 알-메그라히의 송환 결정에 비난을 퍼붓고 있는 미국 정치권은 이날도 공세를 이어갔다.
조 리버맨 상원의원(무소속·코네티컷)은 “이번 결정은 반테러 노력에 대한 후퇴”라고 비난하며 이번 일로 미-리비아 관계가 과거 ‘좋지 않던 시절’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알-메그라히의 송환이 영국의 석유 개발 사업과 관련됐다는 의혹에 대해 ‘충격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브라운 총리에게 이번 송환의 배경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당의 벤 카딘 상원의원도 알-메그라히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그에 대한 ‘온정적 석방’조치를 취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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