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미운 놈이 와서 ‘뭐했으면 좋겠냐’고 조언을 구하면 ‘거 잡지나 한번 해보지’ 해요, 그거 하면 거의 다 망하거든요.”
수삼년 전, UC버클리 방문교수로 있던 작가 한수산씨가 북가주경영학교 초청강연에서 사람좋은 웃음을 띠면서 던졌던 말이다. 실제로 그랬다는 게 아니다. 잡지비즈니스가 그만큼 어렵다는 우스개였다. 그나마 경기가 한창 잘나갈 때다. 더군다나 ‘잡지하기 좋은 나라 대한민국’ 얘기다. 하물며 미주한인사회를 시장으로 해 ‘정기적’ 매거진을 펴낸다는 건 ‘정기적’ 자해행위나 다름없다. 요즘같은 불경기는 말할 것도 없고 호황기도 마찬가지다.
이런 관점에서 <미주현대불교>는 거의 ‘죽으려고 작정하고 태어났다’ 해도 된다, 기독교의 땅 미국에서 주류사회도 아닌 한인사회를 대상으로 일반대중지도 아닌 불교전문지를 표방하고 있으니. 그러나 꿋꿋이 견뎠다. 다음달이면 창간 20주년이다. 그 사이에 무수한 잡지들이 태어났다 사라졌다. 1920년대 대공황 이래 최악의 불황이 덮친 요즘, 미주한인사회 여러곳에서 잡지들은 물론이고 곳간사정이 비교적 괜찮은 걸로 알려진 일간지들도 속속 문을 닫는다. SF크로니클지와 같이 백수십년 된 주류매체들의 도산도 줄을 잇는다.
20년 전 미주현대불교 첫 씨앗을 뿌린 뒤 지금껏 키우고 버텨온 김형근 발행인 겸 편집인 부부가 최근 북가주를 다녀갔다. 후원모임 결성을 위해서다. 이들 부부를 포함해 여나믄명이 8월28일 저녁 SF게어리가 일식당 이찌라꾸에서 모였다. 주로 미주현대불교 북가주 주재기자인 자비행 보살의 주선에 의해서였다.
김형근 발행인은 이문은커녕 적자투성이인 미주현대불교의 ‘위태로운 영양상태’를 설명하며 북가주 불자들의 후원을 호소했다. 바람은 소박했다. 회원들이 1년에 1명씩만 권유해 정기독자 100명을 채워달란 것이었다. 북가주 한인사회는 미주최초 한인사찰 삼보사가 있는 등 미주한인 불교사의 시원과 같은 곳이다. 연합 송년법회에 500명 안팎 모이는 등 불교마을 활동도 왕성하다. 그러나 북가주의 미주현대불교 정기독자는 70명이 채 안된다.
이날 모임 참가자들은 본인의 겸양어린 사양에도 불구하고 이종명 거사를 미주현대불교 북가주후원회 회장으로 밀었다. 김형근 발행인 부부 스토리는 미주현대불교 20주년인 다음달께 게재된다. 구독문의 : 718-460-4609, mobuddhism@hotmail.com.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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