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최대 행사인 제36회 한국의 날 축제의 막이 올랐다. 매년 가을을 맞아 열리는 한국의 날 축제는 이민생활에 지친 한인들에게 자긍심과 정신적 휴식을 선사하는 소중한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축제의 본질은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에 있다. 또 축제의 기원을 보면 전복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보게 된다. 중세의 축제는 사회 구성원들이 계급과 재산, 지위 등의 차이를 넘어 모처럼 하나 됨을 즐긴 행사였다. 물론 이것은 일상으로의 복귀를 전제로 한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축제는 사회적 긴장감을 누그러뜨리는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수단이기도 했다.
이런 축제의 의미는 첨단 과학시대인 21세기에 들어와서도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접속은 늘어나지만 개인들 간의 직접적인 접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시대에 축제의 의미는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고 하겠다.
미국에서 매년 개최되는 축제만도 2만5,000개가 넘고 다른 서방국가들에서도 축제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이것을 보여준다. 축제를 통해 사람들은 잠시나마 경쟁의 스트레스를 잊고 해방감을 맛본다. 그러면서 다시 돌아갈 일상을 위한 재충전을 한다.
한인들은 36년이라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대규모 축제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한국의 날 축제는 규모와 내용에 있어 어떤 커뮤니티 축제들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 36년간 꾸준히 성장해 온 축제를 통해 한인들은 이민의 고단함을 덜어 냈으며 2세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뿌리를 되돌아봤다.
한국의 날 축제의 경제적 기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축제장에 설치된 220여개의 부스는 한인 경제의 피를 돌게 하는 촉진제가 된다. 축제장을 찾은 한인들은 작은 소비를 통해 고향의 그리움을 달래고 업소들은 험한 경제의 파고를 헤쳐 나갈 에너지를 얻는다. 그렇게 보면 올 축제가 내건 ‘화합과 번영’이라는 주제는 어느 때보다도 적절해 보인다.
이번 주말 온 가족이 손잡고 축제 나들이에 나선다면 서로가 한결 가까워진 느낌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축제장의 내음과 소음이 벌써부터 코와 귀를 간질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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