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들의 자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지난 11일 남가주 가디나에선 가정불화를 겪어온 것으로 알려진 57세 아내가 남편의 업소에서 자기 몸에 불을 질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7일엔 뉴욕에서 50대 남성이 분신자살했고 6일엔 30대 택시운전사가 권총 자살했다. 워싱턴 볼티모어 지역에선 8월중 최소 7명이 자살했다. 47세 웨이트리스는 생활고로 지하 셋방에서, 보험업을 하던 48세 남성은 사무실에서 각각 목을 매 숨졌고 알링턴 거주 45세 남성은 전차에 뛰어들었다. LA에선 8월엔 별거 중이던 40대 남성이 권총으로 자살했고 7월엔 8순노인이 ‘자식이 날 버렸다’는 유서를 남긴 채 생을 마감했으며 6월엔 50대 회사 사장이 자택 차고에서 목을 맸고 봄이 한창이던 4,5월엔 타운 내 쇼핑몰 계단에서 60대 남성이 목을 맸으며 산타모니카 한 호텔에선 20대 한인이 11층에서 뛰어내려 투신자살했다.
자살은 어느 사회, 어느 시대에서나 나타나는 사회적 병리현상이지만 금년 한인사회의 자살증가는 정도가 지나치다. LA카운티 검시소를 거친 1~8월까지의 한인 자살 사망자수는 23명으로 전체 한인사망자의 35%다. 카운티 전체 평균인 7.4%의 4.5배가 넘고 아시아계 평균인 13.4%보다도 훨씬 높다.
하나의 통계로 묶여졌어도 저마다 다른 삶을 살아온 이들 각자가 죽음을 감행한 순간의 심정을 정확하게 알 길은 없다. 그러나 급증추세의 요인은 추정된다. 오랜 불황으로 인한 사업부진과 경제적 어려움이 가정불화로 이어지고 일과 가정, 모든 관계에서 벼랑 끝에 선 듯한 좌절과 소외감이 극단적 선택으로 몰아갔을 것이다. ‘자살하는 사람의 80%는 우울증에 걸린 상태’라고 정신의학자들은 말한다. 우울증 환자라는 뜻이다. 우울증은 꾸준한 치료로 완치할 수 있는 병이지만 한인들은 치료를 받기를 꺼린다. 몸의 건강은 과도할 정도로 챙기면서도 마음의 병은 쉬쉬하는 풍토 탓이다.
자살충동은 병이다. 대부분의 자살은 우울증 치료로 예방이 가능하다. 갈등과 좌절이 시작되는 초기단계에 전문가의 상담을 받도록 해야 한다. 개인과 가족은 물론 커뮤니티 차원에서도 관심을 갖고 계몽에 힘쓰는 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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