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아시아최고의 한국영화 미국서 실패할까?
올 여름 한국 영화계를 강타한 ‘해운대’란 영화가 미국에 발을 내디뎠다. 한국영화가 그동안 미국에서 몇 번의 노크를 했지만 성공다운 성공을 거둔 적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가운데 쓰나미를 주제로 한 ‘해운대’란 영화는 한국 영화에 대한 인지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상영되기 때문에 새로운 전환기가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특히 지금까지 한국영화가 한 번도 상영된 적이 없는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상영되는 만큼 더 큰 기대를 해본다.
물론 샌프란시스코 상영에 이어 실리콘밸리지역에 상영되는 것은 SV지역에 한인동포들이 더 많이 살고 있다는 영화배급사의 장삿속 판단에 따른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영자체가 진일보를 알리는 듯하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상영된 영화들(쉬리, 올드보이,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 취화선, 집으로..)은 하나같이 한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음에도 미국에서는 그다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한국영화들이 주로 한국인들의 거주지를 중심으로 상영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미 주류사회에 어필하지 못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그럼 왜 한국에서는 큰 인기를 누렸음에도 미국에서는 흥행에 실패하는 것일까? 아니 흥행을 논할 정도도 되지 않은 채 한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상영되는데 그쳐야 하는 것일까?
기자는 이에 대한 문제점을 몇 가지 생각해봤다.
첫째 한국영화는 처음부터 국내용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한국인들의 가슴에 와 닿고 한국에서 인기를 끌어 이윤을 창출하고자 하는 영화를 만들기 때문이다. 남북분단 문제에 대한 영화들인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 등의 경우 직접적인 당사자인 우리들은 가슴에 무엇인가 와 닿는 것이 있으나 한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미국인들이 우리의 역사까지 이해하며 영화를 감상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즉, 다시 말해 미국인들의 가슴을 적셔주기에는 부족함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둘째 문화적 차이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인들은 전통적으로 자막을 읽는 것을 싫어한다고 한다. 오죽했으면 자존심 센 프랑스인들도 ‘레옹’이나 ‘제5원소’를 영어로만 녹음하거나 제작단계에서부터 더빙작업을 했을까? 한국영화도 미국 진출 시에는 반드시 제작단계에서부터 더빙작업을 하거나 처음부터 미국을 겨냥한 영어녹음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셋째 미국인의 입맛에 맞는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영화가 아무리 멋들어지게 잘 만들었더라도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흥행을 하지 못한다. 지난 70년대 일본에서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쉘 위 댄스’가 미국시장을 넘봤으나 겨우 첫 주에 30위권에 오른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미국 영화사에 의해 리메이크 된 ‘쉘 위 댄스’는 공전의 대박을 터뜨리는 세계적인 영화가 되었다. 이렇듯 미국에서는 이들의 입맛에 맞는 영화가 필요한 것이다. 만약 ‘올드보이’에 대한 판권을 구입한 미국영화사가 리메이크한 작품을 만든다면 ‘쉘 위 댄스’에 버금가는 흥행을 이루는 그들의 영화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결국 앞에서 거론한 세 가지를 종합해보면 처음부터 미 대륙을 겨냥한 영화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거대한 자본을 위시한 여러 가지 사항들이 충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수많은 시행착오도 거친 다음에야 미국에서 흥행할 수 있는 한국영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에서는 최고로 일컬어지는 한국영화가 미국 땅에서 꼭 성공할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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