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깊은 명문 다트머스의 17대 총장으로 김용 박사가 공식취임했다. 취임식이 거행된 지난 22일 다트머스 교정은 한국의 전통 사물놀이 가락으로 흥겨웠다. 미국의 자존심의 근원, 아이비리그에서 한인이, 그것도 아시안 최초로 수장이 되었다는 것은 우리에게 여간 뿌듯한 일이 아니다. 106년 한인 이민역사를 빛내는 훈장과도 같은 사건이다.
김용 총장의 성취는 한인부모들에게 아메리칸 드림 그 자체다. 자녀의 좋은 성적, 높은 점수, 명문대 입학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마다않는 유별난 교육열의 원동력은 바로 자녀를 김 총장 같이 성공한 인물로 키우고 싶다는 꿈이다.
하버드 의대 교수, 세계보건기구 에이즈 국장 등을 역임한 그는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지도자 25인’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등에 뽑히며 보건 분야에서 국제적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다. 한인자녀들에게 더 없이 좋은 롤 모델이다. 그런 그가 한인부모들의 교육열에 대해 따끔한 충고를 했다. 한인부모들은 자녀가 공부 열심히 해서 의사나 변호사 같은 좋은 직업 갖고 잘 먹고 잘 살도록 가르치는데 이제 그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는 것이다.
김 총장의 교육관은 실용과 열정을 겸한 지도자 양성이다. 첫째는 실용, 즉 열심히 공부해서 뭔가 기술·지식을 얻으라는 것이다. 우리 같은 소수계는 특히 이 땅에 뿌리 내리고 살려면 우선 필요한 것이 기술·지식이다. 그의 경우는 그것이 의학이었다. 한인 부모들의 교육열은 대개 이 단계를 목표로 한다. 자녀가 전문직종 갖고 편안히 생활하면 그로써 만족한다.
그러나 한인사회가 변방의 소수민족이 아니라 주류사회를 이끄는 추진력이 되려면 이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세계를 이끌고 사회를 바꾸는 지도자적 열정을 자녀들에게 심어줘야 한다. 나 한몸의 안락이 아니라 인류의 복지를 위해 일하려는 열정이다. 그래서 에이즈와 폐렴, 말라리아 등 질병과 가난에 허덕이는 제3세계 국민들을 위해 헌신한 것이 오늘의 김 총장을 만들었다.
제2, 제3의 김용 총장이 탄생하려면 우리의 교육관이 성숙해져야 하겠다. 자녀들의 성적만 다그치는 것이 교육열이 아니다. 세상을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바꿀 지도자로서의 꿈을 갖게 해주는 것이 진정한 교육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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