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무한 전회장 재추대에 본인 사양
“맡을 사람 없나” 위상 추락 보여줘
한인사회 대표 경제단체 미주한인봉제협회가 신임 회장 선출에 애를 먹으면서 자칫 회장없는 단체로 전락할 전망이다. 협회는 27일 정기 이사회를 갖고 새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었으나 모두가 회장을 고사하는 바람에 회장을 뽑지 못한 채 이사회를 마쳤다.
이날 이사회에서 참석자들은 추락하고 있는 협회의 위상을 복원해줄 묘수로 전직 회장 배무한씨를 만장일치로 추대했으나 배 전회장이 극구 사양함으로써 신임 회장 선출이 난관에 봉착했다.
천영철씨 등 상임 이사들은 이날 “봉제협회의 위상을 다시 높여 봉제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회원들이 자부심을 회복할 수 있도록 희생해 달라”며 재정적 능력을 갖춘 배 전 회장에게 다시 회장을 맡아 줄 것을 간곡하게 부탁했다. 이에 대해 배 전 회장은 “한때 한인사회 경제의 젖줄이었던 협회의 위상이 다시 높아져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지만 이미 회장을 지냈고 개인적인 일을 포함, 여러 사정으로 회장직을 맡을 수 없다”고 고사했다.
하지만 20명이 넘는 참석자들은 이에 관계없이 배 전 회장이 회장을 다시 맡아 줄 것으로 믿고 박수를 치며 모임을 끝냈다. 그러나 28일 비즈니스차 한국으로 떠난 배 전 회장은 “협회의 활성화를 위해 뒤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울 것을 약속하지만 회장을 맡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하면서 언론에 “오해를 살지 모르니 이름을 거명하지 말아달라”고 까지 했다.
협회는 이날 원래 김성기 현 이사장을 회장으로 추대하려 했었으나 김 이사장이 업소 운영의 어려움 등으로 결심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배 전회장의 추대 이슈가 부각되면서 신임 회장 후보로 거론되지 못했다.
이같이 30년 역사의 봉제협회가 처음으로 새 회장 선출이 난관에 부딪치자 회원들은 경기침체와 노동청의 단속 강화 등 봉제업체의 영업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박철웅 사무국장은 “봉제업소들이 한인타운 경제 성장의 견인차였던 예전을 생각하면 요즘처럼 협회 위상이 떨어지고 있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협회는 이르면 30일 임시 이사회를 마련, 회장 선출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황동휘 기자>
27일 열린 정기 이사회 참석자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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