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인구의 급성장세를 보이면서도 ‘보이스 없는 소수’로 인식되어온 미국내 아시아계의 잠재된 정치력이 이제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아태법률센터가 이번 주 발표한 LA카운티내 아시안 유권자 분석보고서에 의하면 2008년 대선의 아시아계 투표자수는 2000년에 비해 39%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9만3,000명이 투표, 카운티 선거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그중엔 4만95명의 한인투표자도 포함되어 있다. 2004년 대선 때 3만5,000여명에 비하면 한인 투표참여 역시 11%나 증가한 숫자다. 그러나 유권자 대비 투표율은 67%로 4년전 그대로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카운티 전체 투표율 78%, 아시아계 71%보다 낮고 일본계의 83%엔 훨씬 못 미친다. 한인은 인구수로는 아시아계중 중국과 필리핀계에 이어 3위이지만 투표율에선 인구가 적은 일본과 인도계에 밀려 하위권으로 처진 상태다.
이번 조사결과엔 드러난 ‘한인의 얼굴’은 아직 미국사회 적응이 힘든 1세들의 커뮤니티다. 영어 미숙율이 아시아계 평균 31%보다 훨씬 높은 57%로 1위였으며 전체 투표자 중 1세의 비율도 71%로 가장 높았다.
투표성향으로 한인사회를 보수나 진보로 정의하기는 아직 이른 단계임도 보여주었다. 오바마나 헬스케어개혁 지지율에선 아시아계 평균과 비슷한 진보적 성향을 보였으나 동성애자 결혼합법화 반대를 담은 프로포지션 8의 지지율은 평균보다 20%포인트나 높은 73%로 극우보수 성향을 과시했다. 한인사회 가장 큰 공동체인 교회의 힘일 것이다. 종교인의 비율이 아시아계 중 가장 높은 63%를 기록한 한인의 투표율 신장에 교회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증거다.
다음 주 11월3일엔 미 전국에서 선거가 실시된다. 뉴저지와 버지니아의 주지사 선거로 뜨겁게 달아오르는 동부에 비해 핫 이슈가 없는 서부는 조용한 편이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전역에선 교육위원 선거가 실시된다. 한인후보도 출마한 남가주 ABC 교육구는 세리토스 등 한인밀집지역이다.
투표율이 저조한 지역선거에선 유권자 수가 많지 않은 소수계가 단합하면 정치력을 과시할 수 있다. ABC교육위원선거는 한인이 투표율 1위를 기록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가정폭력과 자살, 무보험율 등에서 이미 아시아계 1위를 기록해온 ‘한인의 얼굴’을 이번엔 좀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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